黃, 국회 본회의장 앞 무기한 농성 선언
초강수 거듭 ‘투쟁하는 야당 지도자’강조
스티브잡스 등 시도하다 ‘맞는 길’ 찾았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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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투사’로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다양한 시도 끝에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았다는 것과 그 선택에 한계에 있다는 평가로 엇갈린다.
12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 중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서다. 황 대표는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8일간 단식 농성을 했다. 아예 청와대 분수대광장 앞에 ‘투쟁 텐트’를 세우기도 했다. 그런 황 대표가 14일만에 또 농성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단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황 대표는 단식 농성 이후 살이 좀 빠지고 인중이 수염으로 거뭇해졌다. 지난 9월 삭발 투쟁 여파로 짧은 머리를 갖게 된 데 이어 더욱 날카로운 인상을 갖게 됐다. ‘투쟁하는 야당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 중이라는 평이다.
황 대표는 올초 한국당에 입당한 이후 공무원 이미지가 짙었다. 공안 검사 출신이긴 하지만,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등 고위 공직자로 있을 때 지명도가 높아진 탓이다. 야권에선 황 대표의 이런 이미지를 놓고 제1야당 대표에 맞는 야성(野性)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황 대표는 그간 수차례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는 했다. 주로 편안하고 친숙해보이기 위한 차원에서였다. 지금 집중 중인 ‘투사’ 이미지와 정반대다.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평도 얻었지만, ‘생뚱맞다’란 반응도 상당했던 게 사실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9월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연합]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캐주얼한 차림으로 색소폰을 들고 있다.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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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는 황 대표가 지난 9월 삭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행한 민부론 정책 발표 현장에서 팔을 걷어붙인 셔츠, 남색 면바지, 스니커즈 운동화 등 캐주얼한 복장으로 단상에 선 일이다. 청바지 차림으로 발표를 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했다. 지난달에는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청남방에 청바지를 입고 색소폰을 불며 등장한 일도 있다.
황 대표는 오는 14일 한국당의 장외집회 때 정면에 서서 재차 ‘투사’의 면모를 재부각할 예정이다. 이어 전국을 돌며 장외집회를 진두지휘하는 등 ‘투쟁하는 야당 지도자’란 이미지도 널리 알릴 방침이다.
한국당의 중진 의원은 “모든 것을 챙겨가고 싶은 황 대표가 이젠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은 모습”이라며 “각 분야는 그 영역에 맞는 전문가를 내세우는 리더십도 꽤 괜찮은 방안”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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