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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내년 남북관계 전망도 암울…“北 군사합의 무효·개성공단 철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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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2019 평가ㆍ2020 전망’

“北 신년사, 南 외세의존ㆍ적대행위 비판할 듯”

“김정은 경제목표, 제재 순응 아닌 제재 무력화”

헤럴드경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10일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 한반도정세가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매체가 지난 4일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모습.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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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면서 대미·대남 압박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내년 한반도정세도 밝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이관세)는 10일 ‘2019년 정세 평가 및 2020년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은 한국의 4월 총선, 미국의 11월 대선, 북한의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 등 남북미의 대내 정치일정과 북미 간 핵협상 부진 등을 감안할 때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남북관계, 답보 속 긴장 고조 우려=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중 갈등적 패권경쟁과 북미관계 악화,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 촉진자, 주도자 역할의 한계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남북관계는 답보국면이었다”며 “내년에도 답보국면이 지속되면서 한반도 긴장도 다소 고조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신년사에 무엇을 담을지가 중요하다”며 “북한의 대남비난 관련 핵심 주제는 크게 민족자주 원칙의 토대에서 외세 의존, 그리고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신규 전략무기 도입 등 적대행위였다”며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한다면 9·19 군사분야합의서 무효화 선언 등의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또 “상반기 내 개성공단을 재개하지 않으면 연내 철거를 요청하는 내용 정도가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관계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연구소는 북한이 2020년 미국과 협상 재개를 고려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지만 미국을 직접 위협하지 않는 수준의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 정도를 추진하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을 내세워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北 이미 새로운 길 방향 설정한 듯=특히 북한이 이미 새로운 길로 방향을 설정하고 내부 정비를 진행해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지난 4월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하는 순간부터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낮게 보고 새로운 길을 정교하게 준비해오는 과정에 있었다”며 “생각보다 상당히 준비를 잘해왔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톡홀름 북미회담은 시작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미국의 변화 가능성을 검토해본 시점이라 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열흘 뒤 백두산을 등정하면서 새로운 길로 가려는 방향전환을 시작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가 3주 남았고 아직 문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큰 문은 닫혀있고 쪽문만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계속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어떤 거래를 하더라도 대선을 앞둔 정치상황에서 모든 거래가 ‘베드 딜’이 될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김 위원장도 이 같은 미국의 정치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최근 강도 높은 대미압박 공세에 대해서는 “미국에 양보하고 새로운 길로 가지 않게 말려달라는 의미보다는 새로운 길로 가는 측면에서 정당성과 합리성을 만드는 차원”이라면서 “엄중한 새로운 길로 갈 수밖에 없는 책임을 미국에 돌리려는 내부적 메시지 성격이 더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의 새로운 길이 영원한 종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통한 해법이 가장 빠르고,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2021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든 북미 간 2라운드를 시작하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레드라인을 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北, 체제결속·국방과학·국산화 자신감 강조=이와 함께 연구소는 북한경제 상황과 관련해 제재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자원과 과학기술역량에 기반한 자력갱생 체제 구축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농업개혁, 시장 활용 등을 통해 제재 극복형 생존시스템 구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 나름 경제 현대화 시스템을 만들고 공장·기업소·농장의 자율성을 높이는 조치를 하면서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자구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제재 극복 시스템을 상당히 완성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제재 장기화를 예상하면서 제재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제재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일심단결체제 결속에 대한 자신감, 국방과학기술에 대한 자신감, 국산화기술에 대한 자신감 등 3대 자신감을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의 이 같은 3대 자신감이 현재 대외적 행보를 좌우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처럼 내년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선순환 구조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2019년 멈췄던 한반도 비핵화·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한 간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선제적으로 이행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역진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를 다시 추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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