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곽영래 기자]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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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청담동, 길준영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6일 김광현의 포스팅을 공시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김광현은 내년 1월 6일 오전 7시까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김광현은 “내년에 메이저리그에서 뛴다면 켈리를 목표로 해야할 것 같다. 사이영상 같은 큰 목표보다는 많은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한 단계씩 위로 올라갈 수 있다면 뿌듯할 것”이라며 목표로 밝혔다.
메릴 켈리는 김광현과 함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한 외국인투수다. 2019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550만 달러(최대 4년 145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켈리는 올 시즌 32경기(183⅓이닝)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보여준 에이스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데뷔 시즌 빅리그 선발투수로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김광현이 켈리를 목표로 삼은 것은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켈리는 KBO리그 마지막 시즌인 2018년 28경기(158⅓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9을 기록했다. 같은 시즌 김광현은 25경기(136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로 켈리보다 성적이 좋았다. 다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KBO리그 성적보다는 김광현이 가진 툴(구종, 구속, 컨트롤 등)을 더 중요하게 볼 것이다.
[OSEN=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 최규한 기자]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가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dreamer@osen.co.kr |
일단 김광현의 구위 자체는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봐도 선발투수로서 손색이 없다. 올 시즌 김광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7km(91.3마일)다. 메이저리그 공식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빅리그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 93.4마일(150.3km)로 김광현의 구속을 훨씬 상회한다. 하지만 ‘좌완 선발투수’로 범위를 한정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메이저리그 좌완투수의 직구 평균구속은 92.2마일(148.4km), 좌완 선발투수로 범위를 더 좁히면 91.8마일(147.7km)로 김광현과 큰 차이가 없어진다. 또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류현진(직구 평균 구속 90.7마일)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충분히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가 될 수 있다.
관건은 김광현이 가진 무기의 다양성, 그리고 제구다.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하는 투피치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피치 투수가 선발투수로 뛰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김광현은 올 시즌 투심과 커브 비중을 높이며 ‘서드피치’도 충분히 좋다는 것을 입증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광현의 투심과 커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쓸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선발자리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광현은 최근 2년간 컨트롤도 크게 개선했다. 9이닝당 볼넷을 1.88(326⅓이닝 68볼넷)로 낮췄다. 동시에 9이닝당 탈삼진은 8.55로 리그 평균을 크게 넘어섰다.
다만 김광현이 볼넷을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스트라이크 존에 적극적으로 공을 꽂아넣은 덕분이 크다. KBO리그와는 수준이 다른 타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꽂아넣는 컨트롤보다는 스트라이크 존 외곽으로 정교하게 공을 던질 수 있는 커맨드가 더 중요하다.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다가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36피홈런을 얻어맞은 기쿠치 유세이(시애틀 매리너스)와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동거리와 타이트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 문제도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다. 다만 이닝 소화 부담은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진 상황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1-2선발급 에이스들이 아닌 하위 로테이션 선발투수들에게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보다는 5이닝이라도 확실하게 막아줄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불펜투수가 1-2이닝을 확실하게 막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는 오프너 전략이 등장했을 정도다. 김광현이 6-7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5이닝 정도를 최소 실점으로 막아낼 수 있다면 충분히 선발 로테이션에 남아있을 수 있다.
김광현은 오랫동안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차근차근 자신의 공을 다듬어 왔다. 그리고 이제 꿈을 이루기까지는 정말 마지막 단계만이 남았다. 김광현이 내년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목표대로 선발투수로 시즌을 완주하기를 기대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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