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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 압승 뒤 첫 집회···中 당국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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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25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 앞에서 시민들이 교내에 남아있는 시위대를 응원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8일엔 또 다른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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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째 이어지다 최근 소강상태를 보였던 홍콩 반중(反中) 시위가 오는 8일 새 고비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현지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홍콩 경찰 당국이 8일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허가했다고 6일 보도하면서다. 8일의 대규모 집회는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한다. 이 단체는 그간 200만명(6월16일)이 모인 대규모 시위 등을 수차례 주최했다. 경찰이 이 단체의 행사를 공식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단체의 대표인 지미 샴은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당선되기도 했다.

경찰은 주최 측에게 시위 허가 조건으로 시작 시각 및 진행 경로에 대한 경찰의 지침을 지킬 것과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일이 있으면 바로 중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단체 측도 평화 시위를 약속하고 나섰다. 지미 샴 대표는 “경찰이 참가자들을 자극하지만 않으면 집회는 평화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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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시위대가 점거했던 홍콩이공대 내부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경찰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시위대가 피운 것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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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진은 오후 3시 홍콩의 대표적 번화가이자 반중 시위의 상징적 장소인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 파크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기획했다고 단체 측은 밝혔다. 단체 측은 이번 집회에서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에 대해 당국이 아닌 제3의 기관 및 인물이 주도하는 조사를 요구할 전망이다.

홍콩 경찰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은 이날 “만약 폭력 행위가 발생하면 경찰이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탕 경무처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자오커즈(趙克志) 중국 공안부장을 만나기도 했다. 8일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사전에 중국과 홍콩 당국이 함께 태세를 다듬는 모습을 연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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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지난달 홍콩이공대 시위현장에서 한 여성 시위대를 붙잡아 끌고 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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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부가 발행하는 중국 경찰망에 따르면 자오 부장은 이날 탕 처장에게 “중국 정부와 공안부는 홍콩 경찰의 굳건한 후원자”라며 “홍콩 경찰이 본토 공안 기관과 교류 협력을 심화하고 홍콩의 사회 안정을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8일 시위의 진행 상황에 따라 중국 당국이 홍콩 경찰을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된다. 탕 처장은 바로 홍콩으로 복귀해 시위 진압을 직접 지휘할 예정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달 24일 범민주 진영이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린 뒤 열리는 첫 대규모 집회다. 향후 시위 전개 상황에 있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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