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협상의지 보일 경우 상정 미룰 수도"…'4+1'에서도 논의
여야 4+1 원내대표급 회동에서 발언하는 이인영 |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서혜림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상정은 보류하고 내년도 예산안만 상정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초 예산안·패스트트랙·민생법안을 일괄 상정하려던 기존 전략을 수정하는 기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은 9일에 상정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기존에는 9일에 일괄 상정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그 방침이 바뀐 것은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보류를 검토하는 것은 자유한국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9일 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협상의 길이 열릴 수 있는 만큼, 시급한 예산안은 먼저 처리하되, 패스트트랙 법안은 상정을 미뤄 한국당과 협상할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인 오는 17일을 선거법 협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 전까지는 제1야당인 한국당과 최대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상정 보류의 전제 조건은 한국당의 태도 변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한국당이 협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주말 안에 한국당이 관련 메시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고 그 여지를 열기 위해 패스트트랙 법안은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을 두는 것"이라며 "한국당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9일 일괄 상정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나중에 상정하더라도 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올리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및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은 그 뒤에 올리는 기존 '순서' 합의는 깨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보류 방안을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도 물밑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4+1'에 참여하는 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국당이 확실한 협상 의지를 보여주면 조금 시간을 주고 다시 협상을 해보자는 의견이 있어 9일에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민주당과 관련 논의를 거쳤음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은 보류하더라도 예산안과 함께 '민식이법' 등 필리버스터가 신청되지 않은 민생 법안 14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한국당에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난달 29일 본회의 안건 199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절차 때문에 본회의로 넘어가지 않았던 민식이법 등 일부 법안에는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식이법 등 민생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제안해 합의가 되면 예산안 다음으로 해당 민생 법안들이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당이 이것도 받지 못한다고 하면 선거법을 올리는 등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9일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의 취임 일성에 협상 의지가 없다면 다음날 선거법을 상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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