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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첩보 제보자는 송병기' 숨긴 靑…하명수사 논란 증폭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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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첩보 제보자는 송병기' 숨긴 靑…하명수사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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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단순 제보" 입장 흔들려…송병기는 "제보가 아니라 靑이 물어와" 주장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 2019.04.09.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 2019.04.09. bbs@newsis.com.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한 비위 정보를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라는 점을 숨기면서 논란 증폭을 자초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기현 전 시장 관련 첩보 문건과 관련해 "경찰 출신 및 특감반원이 아닌 민정비서관실 소속 A 행정관이 외부에서 제보된 내용을 일부 편집해서 요약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인이 된 동부지검 (백모) 수사관은 문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A 행정관은 2017년 10월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받은 제보 내용을 요약·정리해 문건으로 만들었을 뿐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다소 두서없는 제보를 인과관계가 맞게 정리했을 뿐, 김 전 시장과 측근의 비위를 추가한 적은 없다는 것. 이후 민정비서관→반부패비서관을 거쳐 김 전 시장 관련 첩보가 경찰에 이첩됐을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최근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에 휘말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백모 수사관이 지난해 1월 울산에 갔던 것도 김 전 시장 관련 수사를 점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래고기 사건을 둘러싼 검·경 갈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고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고민정 대변인이 직접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정 2년차 증후군 실태점검 및 개선방안 보고' 문건, 백 수사관 등이 울산 방문 후 작성한 보고서 등을 모두 공개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고 대변인은 "억측과 허무맹랑한 거짓"이라고 하며 검찰을 향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A 행정관에 제보를 보낸 인물에 대해서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보자와 울산시장 선거랑 이해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나'라는 질문에 대해 "제보자를 조사할 수는 없다. 청와대에서 조사할 수 있는 범위는 정해져 있다"고 답했다.

기자들이 '제보자는 파악이 된 건가'라고 재차 질문하자 "신원 문제는 어느 정도 파악해서 알고 있다"며 "그런데 본인의 입장이 있고, 그것을 본인의 어떤 동의나 허락 없이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보자를) 언젠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상당 부분 여러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잘 취재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김기현 첩보'의 제보자가 송병기 부시장이라는 점이 공개되며 상황은 반전됐다. 울산시 공무원을 지낸 송 부시장은 2015년 교통건설국장에서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김기현 전 시장과 사이가 틀어졌다.

송병기 부시장은 이후 반대편인 송철호 시장의 측근으로 활동했고, 2017년 '송철호 캠프'에 합류했다. 송철호 시장 당선 후 경제부시장이 됐다. 제보를 한 시점에 이미 송철호 시장 측 인물이었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송철호 시장과 야당 후보인 김 전 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경쟁했었음을 고려할 때, 청와대의 첩보 처리와 관련한 부적절 논란이 가라앉기 힘든 이유다.

청와대와 여권의 말을 종합하면, 송 부시장은 A 행정관이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에 관계를 쌓았다. 송 부시장은 A 행정관과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안면을 튼 사이라고 한다. 두 사람이 관계를 쌓은 것은 A 행정관이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이며, 송 부시장은 2016년에도 A 행정관에 김 전 시장과 관련한 제보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철호 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부시장이 보낸 김 전 시장 관련 제보를 다룬 것, 그리고 제보자가 송병기 부시장이라는 점을 감춘 것 등과 관련해 청와대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청와대가 언급한 '단순 제보'라고 하기에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상당수준 얽혀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송병기 부시장은 언론을 통해 "제보를 한 게 아니라 청와대 측이 먼저 물어와서 설명을 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송 부시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청와대의 '제보'라는 입장도 또 다른 거짓말로 전락하게 된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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