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성락 기자]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결승전 전경. /ksl0919@ose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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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임재형 기자] 최초의 ‘비디오 게임’은 한 기술자의 상상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기술자 랄프 베어는 각 가정에 보급된 텔레비전을 이용해 ‘프로그램 시청’이 아닌 ‘색다른 방법’을 고안했다. 4페이지에 이르는 TV게임 설계도를 도안한 랄프 베어는 지난 1967년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인 ‘브라운 박스’를 내놓았다. 지난 1972년에는 ‘오딧세이’를 약 10만 개 가량 판매하기도 했다.
‘비디오 게임’은 랄프 베어의 첫 발명 이후 반세기 만에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서 자리 잡았다. e스포츠 산업은 매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은 미국 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지난 2018년 8억 6900만 달러(약 1조 428억 원)에서 오는 2022년 29억 6300만 달러(약 3조 5560억 원) 규모로 매해 35%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e스포츠의 원동력은 청년층이다. e스포츠 팬의 평균 연령대는 28세로 NBA(42세) 프리미어 리그(43세) MLB(57세) 등 주요 스포츠와 비교해 상당히 낮다. 그 결과 세계 각지의 대학들은 ‘상업적 가치’가 있는 e스포츠의 젊은 학생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쎈플러스에서는 이렇게 대학에 들어오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젠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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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대학에 부는 e스포츠 바람
e스포츠와 대학의 연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팀은 단연 젠지다. 지난 6월 젠지는 대학 연계에 앞서 글로벌 교육 기업 ‘엘리트 교육 그룹’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e스포츠 전문 아카데미인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를 한국에 설립했다.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의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e스포츠 선수 육성을 위한 트레이닝 과정을 이수하면 미국 중고등학교의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교육과 연계된 젠지의 행보는 미국 대학과 함께하며 더욱 넓어졌다. 지난 10월 22일 젠지는 미국 켄터키 대학교와 글로벌 게이밍 및 e스포츠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대학들은 학교내 e스포츠 팀 및 관련 동아리를 만들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젠지와 켄터키 대학교는 단순히 경쟁력 있는 플랫폼으로 보이는 시각에서 더 나아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젠지와 켄터키 대학교가 제공하는 커리큘럼은 ‘학문 역량 개발’ ‘직업 역량 개발’ ‘커뮤니티 활성화’ 등 3가지로 구성됐다. 먼저 양측은 정기 강연을 공동 개최하며 게이밍 관련 자격증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다. 오는 2020년부터 게이밍 및 e스포츠 생태계 확장을 위한 컨퍼런스를 통해 학생들이 커리어를 개발할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개소할 켄터키 대학교 혁신 연구소에서 특별 프로그래밍을 함께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영국 스태퍼드셔 대학교는 지난 2018년 학생들이 e스포츠 업계에 관련된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학사 및 석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스태퍼드셔 대학 디지털 연구소의 강사 매트 헉슬리는 “사람들은 e스포츠 산업 이면에 있는 모습을 모른다”며 “e스포츠를 배우는 것은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유사하다. 축구 감독이 되기 위해 산업 전반을 공부하는 것처럼,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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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의 e스포츠 관심도 ‘열기 고조’
한국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으나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 각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게임들과 함께 날아오른 한국 e스포츠는 현재 많은 국제대회에서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e스포츠를 대학에 들이려는 시도는 지난 2007년 전남과학대학이 ‘e스포츠 학과’를 만들며 첫 결실을 맺었다. 전남과학대학 e스포츠 학과는 선수 및 지도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포함해 e스포츠 미디어, 마케팅 등 e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여러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전남과학대학은 학생들로 구성된 e스포츠 팀과 졸업생들이 e스포츠 산업에서 성과를 내며 ‘대학-e스포츠 연계’의 성공 사례를 남겼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2018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업무 협약(양해각서MOU)을 통해 e스포츠 관련 전공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 UCLA, 싱가포르 국립대 등이 참여하는 ‘환태평양 대학협회(APRU)’ 주관 ‘대학 e스포츠 발전 협회’ 설립회원으로 참여하는 등 e스포츠 분야의 학문적인 저변 확대를 위한 행보를 보였다.
아직까지 정확한 전공 개설 시기는 논의되지 않았으나 연세대학교의 전공 개설은 국내 4년제 대학 중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스포츠 및 게임콘텐츠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기술이 모두 이용되는 종합분야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게임 중독’ 등 부정적 측면이 주로 강조 되며 종합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미흡한 상황이다. 연세대학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게임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e스포츠와 게임 업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학문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2017 LOL 대학 리그 현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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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리그’에 열의 다하는 라이엇 게임즈
LOL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e스포츠 게임이다. 라이엇 게임즈가 운영하는 세계 각지의 리그들은 굴지의 스폰서들과 함께 더욱 성장하고 있다. 중국 ‘LOL 프로 리그(LPL)’은 나이키 벤츠 등을 스폰서로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LOL 유로피안 챔피언십(LEC)’은 기아자동차 에일리언웨어 등과 함께하고 있다.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또한 플레이오프 스폰서로 혼다 및 마스터 카드를 유치하며 리그를 확장하고 있다.
리그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라이엇 게임즈는 ‘대학 리그’에도 투자하며 학생들에 대한 e스포츠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라이엇 게임즈는 오는 2020년 ‘북미 대학 리그’의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미국 ‘대학 리그’의 담당자인 마이클 셔먼은 “LOL은 e스포츠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스포츠’ 종목이다. 좀더 포괄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대학 스포츠가 되기를 열망한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는 2020년의 ‘북미 대학 리그’부터 ‘로스터 증가’ ‘토너먼트 확장’ ‘장학금 재편성’ 등 3가지 부문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선수 명단을 10명으로 늘려 경기 당일의 선택권을 다양하게 만들 계획이다. 이어 플레이-인 게임을 없애고 ‘칼리지 챔피언십’에 진출할 팀을 총 32팀으로 확대했다. ‘칼리지 챔피언십’ 진출 기준은 ‘컨퍼런스 토너먼트’의 성적이다.
LOL의 ‘2020 북미 대학 리그’의 정규 시즌은 2020년 1월 20일에 개막한다. LOL의 인기와 더불어 ‘대학 리그’ 또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246개 학교로 시작한 ‘북미 대학 리그’는 지난 2018년 311개 학교, 지난 2019년에는 총 354개 학교가 참가하며 매년 늘어나고 있다.
/글=임재형 기자 lisco@osen.co.kr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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