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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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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감찰 무마’ 수사팀 간 별동대원… “민정라인서 동향보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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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아닌 참고인 신분에 의문 증폭
김기현 첩보 키맨이라면 압박 가능성

윤총장과 근무경력… 따로 3문장 남겨
한국당 “검찰이 별건수사로 압력 넣어”


감찰무마’ 수사 관련 청와대 연락받아
울산 동행했던 총경, 핵심 인물로 부상
서울신문

출근하는 황운하 -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을 받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일 대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아래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배경 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A씨가 청와대에서 한 역할과 남긴 유서 내용을 두고 검찰과 청와대 등은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A씨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둘러싼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소속이라는 점 때문에 해석이 더해지고 있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에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서울 서초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의문점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느냐’는 것이다. A씨는 백 전 비서관이 만든 ‘별동대’ 성격의 별도 특감반 소속으로 울산에 내려가 경찰이 하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인 수사를 직접 챙긴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서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던 데다 해당 사안을 책임질 위치도 아니었다.

다만 A씨가 직급(6급)을 떠나 실제 김 전 시장 비위 첩보를 어떻게 작성하고 전달했는지 상세히 알았던 ‘키맨’이라면 심리적 압박감이 컸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청와대에서 경찰청으로 넘어간 ‘울산시장 관련 첩보’ 문건을 직접 작성했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또 A씨가 남긴 비공개 유서 내용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그는 부인, 자녀, 형제, 친구 등 수신인을 각기 달리해 9장의 메모를 남겼다. 이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는 ‘총장님(윤 총장)께 죄송하다’, ‘윤석열 총장께 면목이 없지만, 우리 가족에 대한 배려를 바랍니다’ 등 세 문장의 별도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09년 윤 총장이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시절 같이 근무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메시지를 별도로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미안하다’는 내용을 미뤄 짐작할 때 윤 총장이나 검찰 수사에 대한 부채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감을 토로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가족을 언급한 부분은 윤 총장이나 검찰 수사를 책망하는 것으로도 읽힐 수 있다.

당장 여권에서는 검찰이 별건수사로 A씨를 압박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다.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일했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건설업자 등으로부터 받은 골프 접대 문제 등을 들추면서 A씨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유서에는 총장님에 대한 미안함과 호소가 담겨 있을 뿐”이라며 여권의 해석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A씨가 사망 직전까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에서 근무했다는 점도 그의 최근 심리 상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낳는 배경이다. 형사6부는 최근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이 수사에 직접 투입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부에선 청와대 민정라인으로부터 사건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연락을 여러 번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A씨가 책임감이 강했던 성격이라 직무범위를 벗어나는 정보보고 등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A씨의 한 지인은 “강단이 센 친구였는데 여기저기에서 전화를 받고 압박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정당국에서는 여러 의혹을 풀 열쇠를 쥔 인물 중 하나로 민정수석실 소속 B 총경이 거론된다. 그는 청와대에서 A씨와 ‘2인 1조’로 함께 활동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또 백 전 비서관, A씨와 함께 울산에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신문은 B 총경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A씨의 빈소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마련됐다. 이날 오전 부검실 앞을 지키던 유족들은 눈물을 보였다. 부검에 앞서 유족들은 경찰과 검찰 관계자 등을 향해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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