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대통령 친인척인가…별동대, 고래고기 때문에 갔다면서 다른 사람들 만나고 와"
"민정출신 수사관 사망에 "檢 소환 앞두고 청와대 전화에 괴로워해"
기자회견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석동현 변호사 |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은 2일 '3대 친문(친문재인)농단 게이트' 가운데 지난해 지방선거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선거농단' 의혹을 쟁점화하며 총공세를 폈다.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경찰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사의 실마리가 된 첩보를 수집했던 것으로 보이는 수사관이 전날 검찰 출석 직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태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창성동 별관에서 따로 운영했다는 감찰팀을 '백원우 별동대'로 지칭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별동대를 두고 "어떻게 하면 이 정권 측근들의 죄를 덮고, 상대편에게는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서 끌어낼지 중상모략을 꾀하던 밀실"이라며 "(여권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축소판"이라고 주장했다.
별동대에서 활동했던 검찰 수사관이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한국당은 '진실을 밝히기 두려워서', '청와대의 압박이 심해서'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린 결과였을 것으로 해석했다.
이 수사관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 가서 김기현 당시 시장의 비위 첩보를 수집했으며, 이렇게 가공된 첩보가 백 전 비서관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거쳐 경찰에 넘어가 하명수사가 이뤄졌다는 게 한국당이 그리는 이번 사건의 개요도다.
나 원내대표는 "(해당 수사관이)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전화가 많이 와서 괴롭다는 심경을 토로했다더라"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얼마나 괴롭고 얼마나 문제가 있기에 목숨을 버렸겠나"라고 말했다.
답변하는 노영민 비서실장 |
사건의 당사자인 김기현 전 시장은 청와대 민정 감찰팀이 울산에 간 이유가 '고래고기 사건'을 둘러싼 검·경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였다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답변을 두고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전 시장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민정수석실 소관 업무가 대통령 친인척 관리인데, 고래가 대통령 친인척이냐"며 "아무리 둘러대려 해도 할 말이 없으니 고래고기 얘기를 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감찰팀(백원우 별동대)이 울산에서 경찰 관계자들만 만났다면서 "검·경 갈등을 조정한다면 검찰도 만나고 경찰도 만나야지, 왜 경찰만 만나고 갔나"라고 반문했다.
또 고래고기 사건 담당은 울산지방경찰청 내 광역수사대, 김 전 시장 사건 담당은 지능수사대였는데, 감찰팀이 광역수사대는 만나지 않고 지능수사대만 만나고 갔다면서 "얼마나 급했으면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의원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극단적 선택을 한 검찰 수사관이 검찰에 출석하면 "그 진술(노영민 실장의 '고래고기' 주장)을 번복해야 할 판이었다"며 "선거 관련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서 아마 심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 의원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사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을 폭로했을 때 청와대가 "미꾸라지가 개울물을 흐리고 있다"고 반응했던 것을 거론하며 "완전히 깔아뭉개듯이 인격적으로 모독하면서 사실 자체를 아예 부인했는데, 지금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에서 "작년 울산시장 선거는 내년에 있을 4·15 총선이 '4·15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고편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
zhe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