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자물가 0.2% 상승…4개월만에 상승 전환 |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속에서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2% 상승해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유가와 농산물 영향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 물가가 사상 처음 공식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9월(0.6%)을 제외하면 1999년 12월(0.5%) 이후 가장 낮다.
올해 1~11월 근원물가 상승률(0.9%)도 1999년 1∼11월(0.3%) 이후 가장 낮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물가 변동을 초래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일시적인 공급 충격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역시 9월을 제외하면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계기준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7% 상승하는 데 그쳐 역시 1999년 1∼11월(-0.2%) 이후 가장 낮았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집세 상승률 둔화, 교육·보건 부문 복지정책, 공업제품 중 학생 교복 등 섬유제품의 가격 인하, 기타 내구재 가전제품 가격 상승률 둔화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근원물가가 20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것은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근원물가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문다는 것은 수요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방증"이라며 "경기가 안 좋아 시장수요가 그만큼 취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근원물가가 낮다는 것은 수요측 인플레이션이 낮다는 것"이라며 "투자와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소비도 미진해 경제에 수요의 힘이 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농산물이나 원유가격 효과 등을 제외한 것이 근원물가인데, 근원물가가 낮은 것은 수요가 부족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면서 "디플레이션까지는 아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평균적으로 0%대 저물가가 지속하면서 국내 경제에 성장의 힘이 없다는 불안감이 확대되면 물가에 대한 기대도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