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하명수사 의혹 파문]靑비서실장 국회 운영위 답변 논란
국회 운영위 출석한 靑 실장들 29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이 출석한 가운데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노 실장 뒤로 다가와 자료를 보여 주며 상의하고 있다. 노 실장은 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해 “민정수석실의 첩보 이첩 전에 이미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김 전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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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실 직속 청와대 직원 2명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울산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검찰은 이른바 ‘백원우 팀’의 역할 등을 밝히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민정비서관실에서 별도의 특별감찰반이 운영된 경위와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백 전 비서관 밑에서 일한 이광철 현 민정비서관(당시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이른바 ‘버닝썬’ 사건의 윤규근 총경(당시 행정관)에 대한 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다.
○ “경찰 보고, 선거 이후 집중” vs “보고 9회 중 선거 전 8회”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에 대해 9차례 중간보고를 받았다”며 “(경찰 보고의) 대부분은 지방선거 이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의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이 청와대에 한 보고 9차례 가운데 8차례가 지방선거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청와대가 먼저 보고를 요청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노 실장 해명과 달리, 보고 대부분이 청와대 문의에 따른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백원우 특감반’이 울산까지 내려가 수사 상황을 체크했고, 경찰의 수사 상황 보고도 지방선거 전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선거에 영향을 끼칠 의도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노 실장은 백 전 비서관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관련 첩보를 이첩한 것에 대해 “제보된 첩보에 대해선 대부분 관련 기관으로 이첩 절차를 밟는다”며 “정상적 절차”라고 답했다.
청와대가 관련 의혹에 대해 직원을 감찰 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노 실장은 “(청와대 관련자를)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당시에 민정수석실 근무자로서 청와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 “민감한 시기 ‘백원우 특감반’ 2명 울산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청와대 직원들이 지난해 울산에 내려와 김 전 시장 수사 진척 상황을 알아보고 갔다”는 전직 특감반원, 울산지방경찰청 경찰관의 진술을 확보하고, 당시 상황을 복원하고 있다. 울산지검이 확보한 주요 참고인 진술 등 사건 기록 검토를 끝낸 서울중앙지검은 이르면 다음 주 ‘백원우 특감반’ 관계자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이들이 당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진술할지를 놓고 복잡한 심리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 김기현 비위 의혹’이라는 제목의 첩보 보고서를 반부패비서관실로 이첩해 경찰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민정비서관실 관계자가 울산에서 내려간 것 자체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울산에 내려간 2명 중 검찰 수사관 출신 A 씨에 대해선 “(청와대 근무를) 백 전 비서관이 직접 픽(Pick)했다”거나 “백 전 비서관이 비중 있게 하는 일들은 A 씨가 챙긴 것으로 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검찰은 “A 씨가 내려간 것은 울산경찰청과 울산지검의 이른바 ‘고래고기 사건’ 갈등 조율 차원”이라는 청와대 측의 해명이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해명대로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일어난 검경 간 불협화음을 조율하려는 차원이라면 민정수석비서관실이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을 통해 해결하는 게 자연스러운 접근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백 전 비서관이 박 비서관에게 직접 건넨 첩보 보고서 작성자 규명도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울산 현지 사정이 소상히 기재돼 있어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나 경찰 등에 의해 수집된 뒤 ‘백원우 특감반’에서 ‘스크린’됐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장관석·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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