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9월10일 시험발사한 '초대형 방사포'(KN-25)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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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이 무력 시위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접경지역 해안포 사격으로 남북간 군사합의를 깬 데 이어 닷새 만인 28일 미국에 보란듯이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앞으로 남은 한 달 동안 미국의 '새 계산법'을 압박하는 무력 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29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미는 지난 10월 초 스톡홀름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물밑 접촉을 이어오고 있으나 두 달 가까이 협상 재개 신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해 온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이름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협상장 복귀를 촉구했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스톡홀름 실무협상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김 위원장의 '복심'으로 의사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 부상이 직접 자신과 비핵화 논의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 부상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던 지난 22일 "협상 대표는 각기 그 나라에서 지명한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비핵화 논의를 본격화하려면 한미 연합훈련과 유엔 대북제재 등 미국의 적대시정책를 완전히 철회하는 '선결조건'을 이행하고 '새 셈법'을 들고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도 지난 19일 담화에서 "미국이 양국 정상 간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면서 연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한 것도 연말을 앞두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남·대미 압박 시위다. 남북 정상이 지난해 '9·19 군사합의' 때 약속한 접경지역 적대행위 금지의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서는 도발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특히 현지 군부대를 시찰한 김 위원장이 사격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남북 정상이 약속한 군사합의 파기를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셈이다.
여기에 닷새 만인 전날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추정 발사체 2발(최대 비행거리 380km, 고도 약 97km 탐지)을 쏘아올리며 압박 수위를 더 높였다. 잇단 재래식 군사 도발로 연말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북미 협상의 '레드라인'인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31일 평안남도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2발 발사한 지 28일만이다. 올해 들어선 벌써 13번째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무력시위를 한 셈이다. 북미 대치·교착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한반도를 감싼 긴장 수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연말 시한까지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유도하기 위해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창린도(북한)=뉴시스]조선중앙TV는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의 창린도 방어대를 현지 지도했다고 25일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북한이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31일 이후 28일 만이고 지난 23일 연평도 포격 9주기에 맞춰 해안포 사격을 한 뒤로는 5일 만이다. 2019.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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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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