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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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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기현 첩보 입수경위 규명 주력… “경찰, 靑에 수시 보고” [靑 선거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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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하명 수사 의혹’ 일파만파 / 지방선거 석달 앞두고 野후보 조사 / 文대통령 ‘절친’ 與 후보 나선 격전지 / 경찰은 “수사지시 없어 문제 안된다” / 첩보문건 최초 작성자 규명이 핵심 / ‘선출직 감찰’ 직권남용 적용도 쟁점 / 檢, 사건 중앙지검 이송 본격 수사

세계일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불거지며 검찰 수사가 여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던 지난 2018년 1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권력기관 구조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형연 법무비서관,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조 전 장관.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경찰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와 관련한 핵심 의혹은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첩보 입수 경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경찰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진행한 수사 상황을 여러 차례에 걸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28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백 비서관으로부터 노란 서류봉투에 담긴 첩보 문건을 전달받았다. 이 봉투에 담긴 문건을 누가 작성했고, 작성을 지시한 인사가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보고서에는 김 전 시장 관련 첩보와 울산 현지 사정이 자세히 담겨 있고 첩보 보고서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 파견 경찰을 통해 2017년 11월 초·중순쯤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에게 전달됐다. 이후 경찰청이 같은해 12월 28일 울산지방경찰청으로 해당 첩보 보고서를 내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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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김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한 경찰청의 청와대 보고는 지난해 3월16일 김 전 시장 측근을 대상으로 한 울산지방청의 압수수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부터 시작됐다. 9차례의 경찰 보고 내용에는 압수수색과 함께 주요 피의자 소환 조사,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청장의 수사지휘 회피 신청, 기소의견 송치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3월 김 전 시장 관련 보도가 쏟아진 뒤 엄청 시끄러웠고 청와대도 상황을 알아야 하니까 사건 진행 상황을 9차례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시장 수사가 2017년 12월 경찰청 이첩 이후 약 3개월간의 내사 이후 압수수색(3월16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이뤄진 만큼 사실상 수사 시작과 함께 청와대 보고가 이뤄진 셈이다.

경찰은 이런 논란에 대해 청와대에 사건 진행 상황을 보고한 건 맞지만 어떠한 수사 지시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먼저 보고를 요청하지도 않았고 수사와 관련해 어떠한 지시도 없었다”며 “당시 수사대상에 울산시청 비서실장 등 고위 공무원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보고를 한 것이다”고 말했다.

6·13 지방 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는 최대 격전지였다. 김 전 시장은 경찰 수사 착수 전까지만 해도 큰 격차로 여론조사 선두를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여당 후보와 맞붙은 야당 후보에 대한 수사였던 만큼 경찰이 수사 진행 상황을 여러 차례에 걸쳐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것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결과는 문 대통령이 “평생의 동지”라고 했던 현 송철호 울산시장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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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훈령으로 삼고 있는 ‘범죄수사규칙’을 보면 ‘경찰관은 수사를 하면서 알게 된 사건관계인의 관련 비밀을 엄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검찰도 김 전 시장 관련 첩보가 청와대에서 경찰로 넘어간 데다 경찰의 청와대 보고가 수시로 이뤄진 정황을 감안해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수사상황을 법무부에 보고하고 법무부가 대략적으로 청와대에 보고할 뿐 검찰이 청와대에 직접 보고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경찰이 무슨 근거에 따라 보고했는지 몰라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한 것을 두고 “이 사건 주요 혐의로 거론되는 공직선거법 못지않게 직권남용죄도 중요하게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할 경우 적용된다. 이 사건의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이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감찰 및 수사지휘를 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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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실은 5대 사정기관인 검찰·경찰·국가정보원·국세청·감사원으로부터 각종 기밀정보를 전달받아 이를 정리한 뒤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또 대통령 친인척 관리 및 공직기강 관리도 도맡고 있어 그 직무 범위가 대단히 넓은 편이다. 다만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감찰 또는 수사지휘는 민정수석실의 업무에서 벗어난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업무 권한 밖의 일을 했다면 직권남용이 성립할 수 없지만, 민정수석실의 업무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직제 규정 등을 꼼꼼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희경·배민영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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