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입원후 정미경·신보라 동조단식…“무기한투쟁”
한국당, 의원총회 열었지만 구체적 대응방안 못 정해
정의·평화당, 국회서 장외농성 시작…한국당 맞불
민주당 “무작정 못 기다려…국회법 따를수도” 엄포
자유한국당 정미경(왼쪽)·신보라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청와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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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이정현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개정안 및 고위공직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두고 막으려는 자유한국당과 통과시키려는 여야4당의 싸움이 매섭다. 한국당은 단식투쟁하던 황교안 대표가 쓰러지자 동조 단식을 시작하는 등 투쟁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반면 여야4당에 속한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에 맞불 농성을 시작하는 등 선거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단 각오를 드러냈다.
◇정미경·신보라 28일부터 동조 단식…“내가 황교안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텐트를 치고 단식농성 중이던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오후 11시께 갑자기 의식을 잃고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도착 후 약 1시간 뒤 의식을 되찾은 황 대표는 부인 최지영씨에게 농성장으로 돌아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나 가족들이 만류하는 상황이라고 한국당 관계자는 전했다.
황 대표 입원하자 정미경·신보라 두 여성 최고위원은 28일부터 황 대표가 투쟁했던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내에서 황 대표의 단식투쟁에 동조한 첫 사례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 대표가 무거운 책무감을 가지고 단식투쟁한 지 8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대표의 뜻 관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단식에 동참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내가 황교안이다’라는 마음으로 멈추지 말고 가자는 생각”이라며 “황 대표의 뜻을 국민께 더 가까이 계속해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 가까이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방안을 논의했으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또는 의원직 총사퇴 등 뚜렷한 대응방안을 결정하진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 의총은 우리의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의총이 됐다고 이해해주시면 되겠다”며 “대표의 단식투쟁과 같이 의원 모두 2대 악법(선거법개정·공수처법)을 절대 저지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의원, 당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4당 합의 패스트트랙법 즉각 통과 정의당 비상행동’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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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당, 맞불농성…與 “한국당, 무작정 못 기다려”
반면 정의당과 평화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에 선거법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장외농성을 벌였다. 법안 처리를 저지하려는 한국당에 맞서기 위한 맞불 성격의 농성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여·야4당 합의 정치·사법개혁법 통과를 위한 정의당 비상행동선포식’을 열고 “정의당은 여·야 4당 합의 하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통과를 위해 이 자리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가 정의당 의석 늘리기라는 한국당 비판을 의식한 듯 “이런 선동은 수구기득권 세력의 특권 밥그릇을 지키기를 위해 혈안이 된 그들의 반개혁성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비슷한 시각 평화당도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세우고 농성에 들어갔다. 정동영 대표는 ‘평화당 선거제 개혁을 위한 결의대회’에서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정치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온건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로 진화해야 하며 이에 저항하는 세력은 박근혜 탄핵을 결사 저지하고 반대했던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또 한국당을 겨냥 “선거제 개혁을 좌초시키자 하는 결사저지 세력에게 굴복하는 것은 곧 촛불집회의 굴복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4당 패스트트랙 연대를 이끄는 민주당은 황 대표의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한국당이 협상에 참여하지 않고 반대로 일관할 경우 강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 대화와 타협의 큰길이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회법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또 다른 길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4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패스트트랙안인 225:75에서 240:60 혹은 250:50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평화당과 대안신당 등이 원안으로 처리할 경우 농어촌 지역구가 과소해질 수 있다며 반대하자 내놓은 수정안이다. 소수정당은 지역구를 줄이지 않기 위해 의원정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민주당은 국민 여론을 의식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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