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시동'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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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마동석,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가 유쾌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담은 '시동'으로 호흡을 맞췄다.
28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시동'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를 비롯해 최정열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 '시동'(각본감독 최정열,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다.
평점 9.8점을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영화화한 '시동'은 통쾌한 웃음과 공감대로 극장가 흥행을 이끌어온 '베테랑', '엑시트'의 제작진이 참여, 탄탄한 원작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재미를 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정열 감독은 "(원작에서) 일상을 포착해내는 비범한 관찰력이 좋았고,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작품을 오랜만에 만났다. 이 인물들이 스크린 안에서 만나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더라"며 '시동'만의 매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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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은 극 중 탁월한 손맛과 화려한 웍 솜씨로 장풍반점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거석이형을 맡았다. 와일드한 풍채와 달리 단발머리, 핑크 맨투맨, 도트무늬 바지, 헤어밴드에 이르는 사랑스러운 스타일로 모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누구도 그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어느 날 찾아온 택일의 반항기 가득한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장풍반점의 새로운 식구로 받아들이고,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부딪히는 택일에게 인생의 참맛을 알려주는 인물이다.
이번 영화에서 비주얼부터 파격 변신한 마동석은 현재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무비 '이터널스' 촬영으로 인해 해외에 머무르고 있어 아쉽게 불참했다.
최정열 감독은 "가발을 씌우기 전에는 어떤 비주얼이 나올지 상상이 안 됐다"며 "설렘 반, 기대 반이었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처음 특수 제작한 가발을 쓰고 나오는 순간, '이게 이렇게 어울릴 일인가?' 싶었다. 정말 독보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가 탄생하겠구나 직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정민은 "분장실에서 단발머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마동석 형님께서 정말 열심히 사시는구나,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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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지긋지긋한 동네와 엄마를 벗어나는 게 인생의 유일한 목표인 매를 버는 반항아 택일을 연기했다. 하고 싶은 건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건 안 하는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여기저기 매를 벌고 다니기 일쑤다. 어차피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면 하나만이라도 마음대로 선택하고 싶은 생각에 집을 나가 혼자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남아있는 표를 끊고 버스에 오른다. 도착지는 군산, 우연히 찾은 장풍반점에 발붙이게 되고, 그곳에서 상상도 못한 적수 거석이형을 만나는 캐릭터다.
박정민은 "전작들과는 다르게 밝고, 반항아이고, 엄마와 싸우는 캐릭터지만, 사랑스럽고 정이가는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다.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박정민은 "어린 나이에 너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어른들 말씀은 듣지 않으니까 많이 맞는다"면서도 "그래도 폭력적인 모습은 최대한 배제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존의 반항아와 차별점을 얘기했다.
박정민은 "'사바하'를 촬영하고 있을 때, 제작사 관계자 분이 '시동'이라는 만화를 읽어보라고 하셨다. 1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6화까지 쭉 읽었다. 7화부터는 돈을 내야 했다.(웃음) 그래서 그날 점심시간에 밥도 안 먹고 결말까지 다 읽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주셨는데, 굉장히 충실하고 성실하게 시나리오에 담겨져 있는 것을 보고,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마동석 형님이 첫 만남 때, 몸이 좀 안 좋으셨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맞아도 큰일 날 것 같더라.(웃음) 촬영 내내 워낙 많이 아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첫만남 이후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너무 사랑하게 됐다"며 "동석 선배님 잘 촬영하고 계시죠? 유럽에서 촬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몸 건강히 촬영하고 돌아오시길 바란다"며 영상 편지를 남겼다.
'사바하'에 이어 '시동'에서도 노란색으로 탈색한 박정민은 "이번에는 뿌리까지 전부 노란색으로 탈색했다. '말 안 듣는 애', 아이 같아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영화에서 노란색 머리를 했기 때문에, 다른 색깔로 해보면 어떠냐고 제안했는데, 결국 말 안 듣는 애들은 노란색이라고 해서 처음으로 돌아갔다. 저 머리를 하면 기분이 산뜻하고 너무 좋다. 비록 3일 있다가 후회하지만.(웃음) 미용실에서 내 머리가 유난히 멜라닌 색소가 잘 빠지는 머리라고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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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은 절친 택일과 함께라면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로 분했다. 공부든 반항이든 잘하는 것 없이 어설프지만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의욕만은 충만하다. 택일이 떠난 동네에서 글로벌 파이낸셜의 막내로 갓 취업한 후, 원하는 성공에 다가가는 듯하지만 거친 세상을 만나면서 위기를 맞는다.
전작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 밀크남의 이미지가 강했던 정해인은 "사실 원작 웹툰을 못봤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더라"며 "그동안 내가 보여주지 못한 다른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답했다.
정해인은 상필에 대해 "사회로 나가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친구"라며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좌충우돌 하면서 실수도 한다. 또 중간에 친구인 택일이 말리기도 한다. 보통 대학교,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뭘 먹고 살아야 하지? 난 돈도 벌어야 하고, 전공을 살릴까?' 고민하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공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시동'에 출연하기 전부터 박정민의 팬이라며,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 '파수꾼'을 재밌게 봤고, 다른 작품들도 챙겨 봤다"고 했고, 박정민은 "내 굿즈를 모은다는 소문이 있다"고 거들어 웃음을 안겼다.
MC 박경림은 "여기서 팩트 체크를 하겠다. 굿즈를 모은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정해인은 "굿즈라기 보다는 정민이 형이 책을 쓴 게 있어서 집에 그 책이 있다. 같은 책으로 3권이나 있다. 내가 돈 주고 산 것도 있고, 팬 분들이 나한테 선물로 보내준 것도 있어서 총 3권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박경림은 "책이 있으면 말 다했다.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다. 조만간 휴대폰 케이스도 살 것 같다"고 했고, 박정민은 "집에 남는 거 있는게 하나 줄까?"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정해인은 "그런데 '시동'에서 박정민 형과 생각보다 많이 촬영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내 기대만큼 없었다. 그래도 촬영할 때 붙어 있는 시간에는 애드리브도 하고, 눈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런 호흡들이 좋았다"며 만족했다. 박정민은 "나도 처음으로 해인이와 연기를 했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놀듯이 촬영하고 싶었다. 시덥지 않은 마음으로 애드리브를 던졌는데 리액션을 해주는 것을 보면서 '내가 좋은 동료와 연기하고 있구나' 싶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해인은 "예고편에 나온 '드라이는 네가 하니?'가 정민이 형의 애드리브였다"며 비하인드를 공개했고, 박정민은 "해인이가 그걸 또 받아서 머리 만지는 행동을 하더라. 현장에서 굉장히 성실하게 임해서 배울 점이 많았다"며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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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는 전직 배구 선수 출신답게 불 같은 손맛으로 아들을 키워온 택일의 엄마 정혜를 소화했다. 철없는 아들 때문에 걱정 마를 날이 없는 인물이다. 갑자기 집을 나간 택일 때문에 더욱 속이 끓지만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아들을 알기에 참을 수밖에 없다.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지만, 만만치 않은 세상은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염정아는 "나도 원작을 읽지 못했는데, 이야기가 재밌었고, 캐릭터들이 재밌었다. 그리고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들이라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원래 오른손잡이 배구선수인데 차마 아들한테는 오른손을 쓰지 못하고 왼손을 쓴다"며 "박정민이 되게 잘 맞더라"며 호흡을 자랑했다. 박정민은 "어릴 때부터 맞는데는 도가 텄다"며 웃었다.
"마동석, 염정아 두 사람한테 맞는데 손맛이 달랐을 것 같다"라는 말에 박정민은 "엄마한테 맞으면 아프고, 거석이형한테 맞으면 정말 아플 것 같아서 선배님이 다년 간 수련한 스킬로 덜 아프게 해주셨다. 실제로는 엄마가 더 아팠다"고 고백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180도 달라진 염정아는 "메이크업 없는 얼굴에 열심히 일해서 아이를 키워야하는 엄마였다. 트레이닝 복도 아들 옷을 그대로 입었다. 그래서 촬영할 땐 너무 편했다"고 했다.
박정민은 "어느 순간 선배님이 엄마같이 느껴지더라. 현장에 선배님 오시면 후배가 말을 먼저 걸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편하게 대해주시니까 친하게 지내게 되더라. 영화에도 엄마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 엄마가 생각날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아서 감사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최정열 감독은 "'시동'이 보통의 영화와 다른 점은 서로를 동정하거나 불쌍히 여기지 않고,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며 "캐릭터들을 훨씬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일상의 따뜻함과 유쾌함을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쉽게 예측할 수 없고, 신이 넘어갈 때 궁금증이 주는 재미가 있다. 그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보시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며 관전포인트를 덧붙였다.
한편, '시동'은 오는 12월 18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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