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1950년 경남 진주 출생. 1975년 한국일보 신인만화 공모에 '폭우'당선 후 만화가로 데뷔했다. 신인 시절 여성 월간지에 '아담과 이브', '신인 부부' 등의 성인 대상 만화를 연재했으나 만화잡지≪보물섬≫의 대표작 '아기공룡 둘리'로 아이들부터 성인에 이르는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오달자, 소금자, 티처 X 같은 청춘 캐릭터부터 가족만화 '일곱 개의 숟가락'까지 다양한 세대를 바라보는 따뜻한 감수성을 보여 준 작가로 단일 만화 캐릭터로는 국내 최초인 둘리뮤지엄이 건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대표작으로 'O달자의 봄', '소금자블루스', '날자!고도리', '자투리반의덧니들', '크리스탈 유', '티처 X', '천상 천하' 등이 있으며,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ᐨ얼음별 대모험'을 제작했다.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및 SICAF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국 만화를 세계에 알리고 1995년에는 ㈜둘리나라를 설립한 후 둘리 캐릭터의 OSMU 작업을 통해 한국의 만화 캐릭터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 속으로
이제 서른일곱 살이 된 둘리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곁에서 장난치고 뛰어놀며 도우너, 또치, 희동이, 마이콜과 함께 웃음을 주고 있다. 우리는 나이를 먹고 있지만 초록 공룡 둘리는 늙지도 않고 그대로다. 이렇게 40년 가까이 사랑받아 온 만화 캐릭터를 연구하고 분석한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가슴 한켠이 훈훈해지는 추억을 마주하며 대중문화 예술 콘텐츠의 하나로서 둘리를 마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시대 다시 펼쳐 보는 김수정론' 중에서
김수정의 초기작인 성인 대상의 만화를 보면 둘리를 비롯한 아동 대상 만화에서는 거세되었던 슬픔의 정서가 짙게 묻어난다. 그 정서는 다시 말해 삶의 페이소스(pathos)라고 할 수 있다. 페이소스는 그리스어 파토스(pathos)에서 파생된 용어로 문학에서는 '연민, 동정, 슬픔의 감정(悲哀)'을 뜻한다. 강렬한 페이소스가 느껴진다는 것은 다시 말해 대상 텍스트가 강한 공감과 정서적 호소력을 지니고 있단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수정의 초기 작품에서 삶의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이유는 '청춘'과 '가난'이라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집단기억을 소환해 냈기 때문이다. 어릴 적 추억이라 생각하고 가슴 속에 묻어 놓았던 그 불편한 진실과의 대면을 통해 독자들은 깊고도 쓸쓸한 페이소스를 느낀다. -'괴짜 신인 김수정 중에서
고도리(高刀李)는 서민의 상징인 고등어, 그 고등어의 새끼라는 의미도 있지만 조선시대 포도청에서 죄인들의 목을 조르던 자리개미라는 형벌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항의 한 번 하지 못한 채 억울한 삶을 마감해야 했던 민초들의 형벌에서 유래한 이름이 현대에 와서도 서민들의 슬픈 현실과 병치된다는 의미에서 고도리는 1980년대 미생들의 이야기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세월이 지나 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 시대로 넘어와도 우리 사회의 굳건한 계급과 구조는 그다지 변함없다는 현실의 슬픈 자괴감을 예견했기에 더 의미가 있다. -'소시민의 시대 유감 ' 중에서
■ 지은이 소개
장은진
동명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다. 고려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SBS와 KBS에서 방송작가로 15년간 활동했으며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의 영상 콘텐츠 스토리텔링 연구를 하고 있다. 어릴 적 만화가였던 삼촌의 영향으로 노란색 클로버문고 만화책을 끼고 자랐으며 인생 최고의 시기에 ≪보물섬≫ 창간을 보고 ≪하이틴≫, ≪여고시대≫와 함께 십대를 보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웹툰에 나타난 서사와 환상성 연구,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축제 콘텐츠 연구가 주 연구 분야다. 저서로 (만화웹툰작가평론선) 신문수(2018), 부산문화예술콘텐츠(2015), 디지털문화론(2015)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한 · 중 인어설화의 현대적 변용과 신화적 상상력ᐨ'푸른 바다의 전설'과 '미인어'를 중심으로ᐨ"(2017), "한국 대중문화에 나타난 사후세계의 환상성ᐨ웹툰'신과 함께: 저승편'을 중심으로ᐨ"(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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