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 단식농성 천막에서 8일째 단식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단식 8일째를 맞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단식 농성장을 27일 찾았다. 황 대표의 단식을 ‘황제 단식’, ‘불법 단식’이라고 비판했던 심 대표는 황 대표 지지자들의 반대를 뚫고 가까스로 황 대표를 5분 가량 면담했다.
심 대표는 이날 황 대표와 만난 뒤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찾아뵙는 게 도리라 생각해서 왔다.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심 대표의 방문 사실이 알려지자 황 대표 지지자들은 천막 주변으로 집결했다. 심 대표가 차에서 내려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으로 걸어가자 황 대표 지지자들이 “심상정 물러가”를 외치며 심 대표를 막아섰다. 일부 지지자들은 심 대표를 붙잡기도 했다.
심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 단식을 ‘황제 단식’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한국당은 청와대 농성장에 간이 천막을 넘어 몽골 텐트를 쳤다. 수많은 시위와 농성이 이어지는 자리지만 법을 어기면서 몽골 텐트를 친 것은 황 대표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1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을 무시한 황제 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라며 “야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법치가 공정과 정의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조속히 텐트를 철거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심 대표가 떠난 후 기자들과 만나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이 심 대표에게 ‘인간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아무리 정치가 수준 이하로 떨어졌더라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하지 않는가.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 데 비하·조롱하는 것은 아니다’고 따졌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기력이 많이 소진돼 심 대표의 발언에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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