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천막을 치고 8일째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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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단식 투쟁’ 8일째를 맞았다. 당내에선 “순교적 단식”이라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한편 건강 악화를 고려하면 1~2일 내 중단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인근 농성 천막에서 황 대표 상태를 살핀 뒤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많이 다운(저하)되고 있다”며 “의사들은 병원에 가기를 권유하고 우려하는데 아직 본인은 (안 가겠다는 뜻이) 확고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대출 의원은 “단백뇨가 시작된 지 사흘째”라면서 “감기 증세도 있고, 여러가지로 지금 한계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이 3시간마다 황 대표 상태를 진단한다고 한다. 하지만 황 대표는 측근들이 난방 기구를 설치하자고 권유해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보수성향 시민단체 연합체인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대표 전광훈 목사는 황 대표를 방문한 뒤 “(황 대표 건강이) 예상보다는 좋다. 제가 40일 금식을 해봤는데 저 정도는 상태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앙인이라서 성경 말씀이 절대적으로 힘이 된다. 유튜브로 성경을 틀어놓으면(재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이계성 국회의장 정무수석,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이날 잇따라 황 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 단식을 “목숨을 건 투쟁”이라며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면서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고 있다. 진즉 병원으로 실려 가야 할 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목숨을 걸고 제1야당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국민 절반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기어이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를 강행하는 것은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라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당장 청와대에서 불과 1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단식 현장을 찾아가서 중단을 요청하고, 즉각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것을 국민 앞에 천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우택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포기하거나 멈추지 않는다면 황 대표는 정말 죽음을 각오할 것”이라며 “악마 같은 법에 목숨을 건 순교적 단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갑윤 의원은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황 대표가 언제까지 버티겠는가. 그 이후를 우리는 또 계산해야 한다”며 황 대표 단식 중단을 가정한 전략 설정을 제안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끝난 뒤 단체로 버스를 타고 청와대 앞 단식 농성장을 찾아 “대표님, 힘내세요” “우리가 막겠습니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의사 출신인 신상진 의원은 “(황 대표가) 눈도 못 뜨고 굉장히 안 좋다. 저러다 정말 큰일나겠다. 오늘밤이든 내일이든 병원으로 강제수송해야 한다”고 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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