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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단백뇨에 말도 못 한다는데…단식 밀어붙이는 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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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권유에도 8일째 강행군

'전부 아니면 전무' 극단 행보…당 내 "협상하자" 말도 못 꺼내

표결정국 빨라야 일주일 뒤…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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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농성장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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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가운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8일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주말을 지나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황 대표는 현재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할 정도로 몸져누워있다. 단백뇨가 나올 만큼 신장 기능도 나빠졌다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다. 이날 아침 황 대표의 상태를 살핀 한국당 관계자는 "밤사이 무사히 넘어갔지만 기력이 많이 없다"며 "의사가 하루에 3번 들여다보는데 그 간격을 좁혀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의원들이 돌아가며 병원행을 권유하고 있지만 황 대표는 완강하다. 전날 밤 황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한 신보라 최고위원은 "여러 차례 병원에 가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본인의 의지가 너무 확고하다"고 전했다. 함께 찾은 정미경 최고위원은 "조만간 119를 불러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제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도 단식을 중단하지 않는 것은 몸을 해치더라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법안 표결만은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철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포기를 관철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를 두지 않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식 극단적 정치 행위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당내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각에선 협상을 통해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금기어인 양 묻히는 형국이다.


강석호 의원은 전날 공수처의 경우 독소조항을 빼는 식으로 양보하고 선거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식으로 패스트트랙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가면 서로가 파멸이다. 협상을 하려면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지만 당내에선 호응을 얻지 못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하지만 연동형 비례제, 공수처법 철회를 요구하는 것 외에 다른 카드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단식의 성과가 아예 없다고 할 순 없다. 황 대표가 단식을 하는 동안에는 본회의 표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만 '표결 정국'은 이르면 일주일 뒤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때까지 황 대표가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부정적이다. 급속도로 악화된 황 대표의 건강과 성과 사이 당의 뜻을 관철시킬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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