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목소리 못 내고 혈압 하락..의료진 비상대기
유승민, 黃 찾아 "패트 함께 막자" 단식 만류
한국당 "文대통령만이 패트 철회 가능"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26일 황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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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한 지 일주일이 되면서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26일에 몸을 일으키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다. 황 대표는 단식 5일째였던 지난 24일부터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혈압도 정상 수치보다 하락했다. 통상 단식이 며칠만 계속돼도 단백뇨와 어지러움, 의식 저하, 근육 손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황 대표는 저녁에도 천막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당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황 대표를 즉시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농성장 인근에 구급차와 의료진을 대기시켰다. 황 대표의 농성장 앞에는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와 응원 메시지가 가득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 앞 땅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회의를 했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를 만난 뒤 “거의 말씀을 못하신다”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육안으로 보는 것과 의사들이 검사하는 것이 다르다”며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유승민 의원은 황 대표가 단식 요구 조건으로 내건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국회에서 함께 저지하자”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그는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고 전했다. 손학규 대표도 “(건강이)아주 안 좋은 것 같다. 얼굴이 좀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정치 지도자 한 분이 야외에서 노숙 단식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가 풍찬노숙을 이어가면서 청와대와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청와대가 대통령 경호 등의 문제로 청와대 앞 천막 설치를 불허하고 있어서다.
한국당은 단식 첫날인 20일 “법을 지키겠다”며 황 대표가 국회와 청와대 앞을 오가며 단식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황 대표는 23일 새벽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상 단식 투쟁을 이어왔다. 이에 전날(25일)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천막을 자진 철거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황 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청와대 앞을 농성장으로 고집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만이 패스트트랙을 중단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패스트트랙 폭거를 막을 마지막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며 “문 대통령은 여당에게 내린 명령을 거두라”고 촉구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철회할 수 있는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해찬 대표도 아니다”며 “배후이자 몸통이자 머리는 청와대고 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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