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등 보수진영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선거제 개혁안. 보수정당들은 원안(지역구 225석, 연동형 비례대표 75석)대로라면 보수진영 몰락으로 이어진다고 판단, 초강력 투쟁대책을 내놓거나 동원할 예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만나 이야기 하자며 1주일간 집중협상을 제안, 보수 누그러뜨리기에 들어갔다.
◆ 한국당 목숨 걸었다며 '단식'카드...선거제와 검찰개혁안 맞교환 소리도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선거제 개혁안 등을 목숨을 걸고 막아 내겠다"며 지난 20일부터 단식에 돌입, 26일 현재 가장 어렵고 위험하다는 단식 7일째를 맞이했다. 한국당 의원들도 여차하면 동반 단식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BBS불교방송과 인터뷰에서 "전원 단식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 의원직 총사퇴, 총선 보이콧 등 단계별 투쟁책을 준비 중이다"고 알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황 대표 단식투쟁 현장(청와대 분수대앞)에서 원내대책 회의를 열어 "문재인 대통령은 여당에게 내린 공수처-연동형 비래대표제 강행통과 명령을 이제 거두라, 패스트트랙 폭거를 막을 마지막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우리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고 패스트트랙 철회를 촉구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3법 모두 철회'는 사실상 어렵기에 여당과 협상을 통해 가장 중요한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안을 맞바꿀 것을 제안했다.
◆ 변혁, 선거제 합의안되면 무제한 버티기 '필리버스터' 선언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변혁은 이날 모임을 갖고 "합의되지 않은 선거법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막아서겠다"고 결정했다.
무제한 토론은 의원 1인당 1회에 한 해 진행할 수 있으며 이를 막으려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필리버스터 종결에 찬성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당과 변혁이 반대하면 현실적으로 여권이 필리버스터를 저지할 방법은 없다.
변혁이 필리버스트를 택한 것은 '회기 종료 때까지 처리하지 못한 법안은 자동적으로 다음 회기(이번 패스트트랙 법안일 경우 21대 첫 국회본회의)로 넘어간다'는 규정 때문이다. 변혁 소속 의원들이 이번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12월 9일 24시)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면 선거제 개혁안을 투표절차에 부칠 수 없다.
여권은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안을 가능한 같은 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작정이다. 이 경우 12월 3일 이후 투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하태경(사진) 의원은 페미니즘이랑 프로듀스랑 롤 이야기 하면서 12시간은 넘기셔야 한다"는 말로 변혁 소속 의원 15명이 각자 반나절씩 필리버스트에 나서 12월 3일부터 9일까지 1주일을 버틸 것을 청했다.
◆ 부담 의식한 민주당, 12월 3일까지 1주일 집중협상 제안
민주당 지도부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단식 중인데다 지역구 축소문제로 다른 야당의 도움을 이끌어내기기 쉽지 않다고 판단, 모든 야당을 상대로 "선거제 개혁안 등을 1주일간 집중 협상할 것"을 제안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싸울땐 싸우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우리는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부터 일주일동안 집중적인 대화와 협상의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여야 원내대표가 매일 만나 협상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이는 적어도 오는 12월 3일 검찰개혁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때까지는 선거제 개혁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이자 다른 야당은 물론이고 한국당 의견도 최대한 수용한다는 선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무엇을 주고 받을 지, 연동형제 도입을 원하는 정의당 등 군소정당은 어떤 전략을 갖고 나올 지 등 앞으로 1주일, 여의도에선 피말리는 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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