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표. 뉴시스 |
◆심상정 “우리는 8월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열흘간 단식해”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수많은 시위와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자리지만 법을 어기면서 몽골식 텐트를 친 것은 황교안 대표가 처음”이라며 “단식농성을 하는 데까지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 8월 우리 정의당 의원단도 세월호특별법 제정촉구를 위해 그 자리에서 단식했지만 국법에 따라 가리개 하나 없이 그 뜨거운 땡볕 아래서 맨몸으로 열흘간 단식을 했다”며 “제1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을 무시한 황제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권력 남용을 막는 것이 법치”라며 “야박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법치와 공정과 정의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텐트를 철거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뉴스1 |
황 대표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선 빨리 병원에 가길 제안했다. 심 대표는 “황 대표는 ‘기력이 빠져 거의 말씀도 잘 못 하고 앉아 있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며 “그렇다면 빨리 병원으로 자리를 옮기시든가 아니면 단식을 접고 국회로 돌아오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은) 지금 패스트트랙 합의처리와 결사저지 두 가지를 동시에 외치고 있다. 합의를 위한 협상도 결사저지도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이 정권 도덕적 감수성 의심돼”
한국당은 전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위로방문 직후, 오후에 청와대가 텐트를 철거해달라는 입장을 통보한 데 대해 “상황을 풀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이 청와대 앞에 설치한 몽골 텐트. 연합뉴스 |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6일 황교안 대표의 단식농성 텐트 옆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친정권 세력의 수많은 천막은 허용하면서 추위나 막아줄 천막을 빼앗겠다는 것인가”라며 “한 여권 인사는 '건강 이상설이 너무 빠르다'며 목숨을 건 투쟁을 조롱했다. 이 정권의 도덕적 감수성이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이 기자들에게 공개한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문자에는 “분수대 광장이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경찰을 비롯해 실무자들도 고충이 크니 자진 철거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오랜 기간 집회를 이어오시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다”고 철거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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