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이슈 청와대와 주요이슈

靑서 텐트 철거 요청하자 … “대통령 뜻인지 묻고 싶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당 김도읍 비서실장 성토 / 이해찬, 황교안 찾아 단식 만류 / 황, SNS에 ‘중단 거부’ 글 올려 / 안팎 쓴소리에 출구 전략 고심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가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아 안부를 묻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5일 각계 인사들의 방문 및 만류에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의 철회를 요구하며 6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황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러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았지만 한국당은 “의례적인 인사치레”라고 방문 의미를 축소했다. 황 대표는 단식을 통해 보수통합과 당 쇄신 요구 등으로 어수선했던 당 분위기는 추슬렀지만 단식의 출구 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단식 농성장을 방문한 민주당 이 대표와 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반대와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선거제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와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기력이 없어서 말을 거의 못하는 것 같다.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랑 대화하자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전날 저녁을 기점으로 체력이 갑자기 떨어지자 황 대표의 부인도 농성장 인근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일부 의료진도 대기시켰다.

세계일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면담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 사랑채 앞에 새롭게 설치한 흰색 몽골 텐트로 거처를 옮긴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며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옮겨간 텐트를 자진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공개하며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는데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황 대표의 단식 이후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김무성·김세연 의원,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무소속 이언주 의원 등 범보수 인사들도 잇따라 농성장을 찾으면서 당 지도부를 향한 쇄신 요구는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조를 나눠 돌아가면서 농성장을 지키겠다고 나섰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황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가 고생하는데 정치적으로 타협했으면 좋겠다”며 “공수처법·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협의해서 통과시켜 주고 연동형 비례제는 민의에 반하니 그것마저 강행 처리하면 총선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4주기 추모 행사에선 황 대표의 단식 농성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학)는 “황 대표 단식투쟁이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까닭은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 같은 희생이 없다”며 “공천 관련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지도부는 총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공수처법·연동형 비례제 도입 저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