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도읍 비서실장 성토 / 이해찬, 황교안 찾아 단식 만류 / 황, SNS에 ‘중단 거부’ 글 올려 / 안팎 쓴소리에 출구 전략 고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가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아 안부를 묻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5일 각계 인사들의 방문 및 만류에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의 철회를 요구하며 6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황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러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았지만 한국당은 “의례적인 인사치레”라고 방문 의미를 축소했다. 황 대표는 단식을 통해 보수통합과 당 쇄신 요구 등으로 어수선했던 당 분위기는 추슬렀지만 단식의 출구 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단식 농성장을 방문한 민주당 이 대표와 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반대와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선거제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와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기력이 없어서 말을 거의 못하는 것 같다.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랑 대화하자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전날 저녁을 기점으로 체력이 갑자기 떨어지자 황 대표의 부인도 농성장 인근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일부 의료진도 대기시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면담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청와대 사랑채 앞에 새롭게 설치한 흰색 몽골 텐트로 거처를 옮긴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며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옮겨간 텐트를 자진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공개하며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는데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4주기 추모 행사에선 황 대표의 단식 농성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학)는 “황 대표 단식투쟁이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까닭은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 같은 희생이 없다”며 “공천 관련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지도부는 총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공수처법·연동형 비례제 도입 저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