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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黃, '원조' 단식투쟁 YS 추모…"잎 떨어뜨려도 나무 못꺾어"(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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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째 단식, 강추위 속 노숙에 체력 급저하…"명분있게 협상해야" 당부도

靑 텐트 철거요청에 나경원 "본인들은 움직이지 않고 야당보고 움직이라 해"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 만나는 단식 엿새째 맞은 황교안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 단식천막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2019.11.25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은정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엿새째 이어갔다.

전날 내린 비에 이어 이날 영하의 추위가 찾아오면서 황 대표는 체력이 부쩍 저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부터 앉아있지 못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 지내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고 적었다. 자신이 겪는 정치적·육체적 고난을 빗댄 표현이다.

그러면서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고 했다.

황 대표는 농성장을 지키기 위해 지난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한국당 주최 추모행사에도 불참했다.

대신 박맹우 사무총장을 통해 보낸 추모사에서 "1983년 대통령께서 단식투쟁을 통해 사수하셨던 자유민주화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고 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YS의 단식투쟁을 좇아 자신도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 없다'는 각오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황 대표는 "가장 어두운 독재 시절에도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사는' 정신, '새벽이 온다'는 정신으로 새길을 내셨다"고 YS의 단식에 의미를 부여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단식을 '필사즉생'으로 표현했다.

그는 "좌파독재의 다른 이름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연비제(연동형비례대표제)법을 막기 위해 우리 당은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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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찾은 이해찬 대표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고 있다. hwayoung7@yna.co.kr



이날 황 대표 텐트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재오 상임고문,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방문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를 만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기력이 빠져 있어서 거의 말씀을 못 하신다"며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나하고 협상을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에게 "더이상 단식하긴 좀 무리지 않느냐"며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민주당과 타협하고, 연비제를 막아내는 선에서 타협하자고 제안했다.

황 대표는 "겨울이기 때문에 여름이나 봄·가을에 단식하는 것보다 몇 배로 더 힘이 들 것"(홍 전 대표)이라는 등의 만류에도 손사래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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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단식 천막 찾은 홍준표 전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25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25 utzza@yna.co.kr



황 대표는 이날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지 못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신 회의를 이끌었다. 그는 대신 박 사무총장을 통해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께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전에 이어 저녁에도 황 대표를 찾아 안부를 물었다. 황 대표는 "(여당과) 한쪽으로는 협상하지만, 명분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나 원내대표가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황 대표) 단식을 통해 우리 의지를 표시하는데, 민주당은 우리 제안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본인들의 안을 관철하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야당 대표의 단식을 정말 가벼이 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애초 침낭에서 노숙을 시작한 황 대표는 22일 초록색 원터치 텐트에서 지내다가 전날부터 같은 자리에 파란색 천과 비닐로 덮은 임시 천막을 짓고 기거했다.

임시 천막이 비바람에 쓰러지자 한국당은 흰색 몽골 텐트를 설치했고, 황 대표는 양쪽에서 부축을 받으며 몽골 텐트로 옮겨갔다.

의사 출신 김철수 당 재정위원장 등이 정기적으로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부인 최지영 여사도 곁에서 보살피고 있다.

텐트 주변에 만들어 둔 철제 게시판에는 지지자들이 황 대표를 응원하는 글귀를 리본에 적어 매달았다.

청와대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한국당 김도읍 대표 비서실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분수대 광장이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철거를 요청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이런 여당, 이런 청와대는 정말 처음 본다"며 "본인들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야당보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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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의 새 단식 천막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엿새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새 단식 천막이 설치되고 있다. 2019.11.25 hwayoung7@yna.co.kr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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