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결속 효과는 봤는데…황교안 단식, 출구 찾기 쉽지 않을 듯

청 인근 노숙 등 5일째 농성

오세훈 등 비박계 잇단 방문

이 총리 찾아 “충정 잘 안다”

드러누운 황 대표 옆에서 한국당 비상 의총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누운 채 나경원 원내대표의 비상 의원총회 발언을 듣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62)가 청와대 인근 노숙까지 병행하며 단식농성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친박(근혜)계는 물론 당 쇄신을 요구하며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비박계 인사들까지 황 대표를 방문하는 등 내부 결속효과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황 대표의 건강과 함께 출구전략 부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황 대표는 24일로 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전날 밤에는 청와대 앞에서 가림막을 치고 철야농성을 하면서 강도를 높였다. 지난 22일 밤에는 국회 앞에 세워진 천막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청와대 앞 분수대로 왔지만, 전날 밤엔 청와대 인근을 지켰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고통마저도 소중하다”며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적었다. 황 대표는 건강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이날은 가림막 안에서 누운 채 거동을 최소화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농성 현장을 찾아가 1분 정도 황 대표를 만났다. 이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에게 “건강 상하시면 안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며 “황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하고 강도도 높아지면서 내부 결속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홍원 전 국무총리,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 황 대표를 찾았다. 지도부를 비난했던 비박계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지난 23일 황 대표를 찾아와 “제가 했던 말이나 보도된 것은 너무 괘념치 마시라”며 “다 잘되자고 하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김세연 의원도 황 대표를 찾아와 “한국당이 거듭나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한 것”이라며 총선 불출마와 함께 내놓은 당 비판에 대해 설명했다.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 대표의 단식에는 출구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출구전략 없이 신념으로 돌입한 단식이라서 언제 빠져나와야 될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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