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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빕스 취직한 쌀국수 로봇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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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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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야채 등을 그릇에 담아 '쌀국수'라고 적힌 까만 홈에 넣자 회색 로봇 '클로이'가 그릇을 들어 끓는 물에 담긴 채반 속에 재료를 떨어뜨렸다. 30초가량이 지났을까 채반을 들어올린 클로이는 3시, 12시, 6시 방향으로 채반을 기울여가며 수분을 제거했다. 숨이 죽은 재료들을 그릇에 다시 떨어뜨린 클로이의 손은 육수에 담긴 국자로 향했다. 국자 가득 육수를 푼 클로이는 그릇에 정확히 부은 후 제자리로 돌아갔다. 쌀국수 한 그릇을 다 만들기까지 1분가량이 걸렸다.

지난 22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992㎡ 규모 빕스(VIPS) 등촌점에는 요리하는 로봇 '셰프봇'(사진)이 등장했다. 국내 패밀리레스토랑의 대표 격인 빕스가 1997년 국내에 처음 연 매장이다. 1인 가구 증가, 가성비 트렌드로 패밀리레스토랑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가운데 22년간 자리를 지킨 매장이 위기 돌파를 위한 혁신의 콘셉트로 '로봇'을 지목했다.

클로이는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LG전자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두 회사가 지난 4월 푸드 로봇을 개발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은 뒤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클로이의 가장 큰 가치는 외식업체의 오랜 '고민'을 해결해 준 데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수류를 직원이 직접 만들어주는 '라이브 누들 스테이션'은 뜨거운 물과 식기를 다루는 데다 고객 대면 서비스까지 병행해야 해 화상 등 사고가 날 확률과 피로도가 높은 구역이었다"고 설명했다.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야 하는 오프라인 매장의 특성상 고객들에게 즐겁고 놀라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로봇이 요리하는 모습이 귀엽다" "집에 한 대 데려다 놓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요리'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셰프봇이 실제 요리사의 움직임을 구현한 '모션제어 기술', 다양한 형태의 그릇과 조리기구를 잡아 떨어뜨리지 않고 사용하는 '스마트 툴 체인저 기술' 등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한편 등촌점은 이날 클로이와 함께 특정 콘셉트를 강화한 빕스 '프리미어' 1호점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식음료 산업 분야에 보다 다양한 로봇을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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