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청와대 앞 강경 투쟁…나경원 "여당과 여러 가지 논의·협상"
한국당, 오늘 오후 비상 의총…패스트트랙 저지 전략 논의
황교안 대표 찾아간 나경원 원내대표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이 24일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한국당은 황 대표의 단식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가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따라서 앞으로 황 대표의 단식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단식 농성 2라운드'로, 황 대표는 전날 나 원내대표를 만나 "사실 (단식의) 시작은 선거법 개정안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측근인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기 전 '내가 혹시 잘못될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것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면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낮에는 청와대 앞에서, 밤에는 국회에서 농성하던 것과 달리, 당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천막 설치가 어려운 청와대 앞에서 24시간 농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요구가 상당 부분 관철되거나 병원으로 실려 가기 전까지 황 대표의 단식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4당 선거제·검찰개혁 법안의 동시 패스트트랙 추친 난항 (PG) |
그렇다고 한국당이 여야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함께 지난 20일부터 미국을 함께 방문한 나 원내대표는 귀국 직후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귀국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선거법 개정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저지는 한국당과 국민의 뜻"이라며 "이 뜻을 잘 관철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논의하고 풀어가겠다. 정기국회 마무리 과정이나 여당과 여러 가지 논의와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여야 간 패스트트랙 대화가 진행 중임을 언급하며 "조금 더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식 중인 황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지난 21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 간의 정치협상회의에서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합의안 마련'이 무게있게 거론된 데 따른 부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지도 관심이다.
당장 황 대표의 단식이 이어지면서 당내 강경론이 힘을 받고 있고, 이 같은 맥락에서 '협상을 하더라도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을 철회하는 협상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24일 오후 3시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전략을 논의한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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