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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파국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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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협정 종료 통보’ 효력 정지 / WTO 제소 절차도 정지키로 결정 / 日 ‘한·일 국장급 정책 대화’ 재개 / ‘수출 규제’ 실무협상 착수 나서 / 12월 한·일정상회담 가능성 커져

세계일보

꼬인 실타래 풀리나 한국이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에 대한 ‘조건부 연기’를 결정하고 일본은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대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듯했던 한·일관계가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충남 천안의 반도체 핵심 소재 생산업체인 MEMC코리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간담회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의지를 밝히고 있다(왼쪽 사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오후 총리 관저를 나오면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결정에 대해 “한국이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한 것”이란 의견을 말하고 있다. 천안=이재문 기자, 도쿄=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를 두고 마주 달리던 양국이 충돌 직전 극적으로 멈춰 섰다.

우리 정부는 22일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동시에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본격적인 실무 협상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양국은 일단 파국을 피하고 갈등 해결의 시간을 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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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 시한에 대한 ‘조건부 연기’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NSC 사무처장인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를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하였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간 수출관리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밤 12시인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6시간 남겨놓고 이 같은 내용을 전격 발표했다.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키로 결정한 지 3개월 만이자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선언한 지 144일 만이다. 같은 시간 일본 정부도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협상을 알리는 내용의 발표문을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강화조치 철회 대신 2016년 6월 이후 중단된 한·일 무역관리 국장급 정책 대화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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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요이치(飯田陽一)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22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경제산업성 기자회견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국장급)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수출관리정책 대화에 대해서는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과장급 준비회의를 거친 후 국장급 대화를 실시하여 양국 수출 관리에 대해 상호 확인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규제) 3개 품목에 대해서는 개별 품목별 일·한 간 건전한 수출 실적의 축적 및 한국 측의 적정한 수출관리 운용을 위해 재검토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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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을 달렸던 한·일 양국이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지소미아 종료 중단과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협상이라는 카드를 서로 맞바꾼 셈이다. 그러나 이날 합의는 양국 갈등의 뇌관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가 빠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라는 기본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합의한 것은 원칙을 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 정부 발표 내용에 보면 ‘수출관리정책 대화에 대해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를 시작하겠다’라는 것이 들어가 있는데, 수출관리정책 대화라는 건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포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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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갈등을 풀기 위한 방안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거론된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짓자는 것이다. 당장 내달 하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별도 회담을 가질 공산이 크다.

김달중 기자, 도쿄=김청중 특파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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