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설치법안 등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단식을 결정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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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원다라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수 시간 앞두고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GSOMIA 종료 여부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투쟁, 여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협상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흘째 단식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GSOMIA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인가.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라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선거법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는가. 저는 지금 사생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GSOMIA 종료 철회를 요구하며 철야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선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긴급 간담회가 청와대 앞에서 소집될 수 있다. 실제 당 지도부는 긴급 소집에 대비, 오후 10시 이후 비상 대기할 것을 의원들에게 공지했다.
이날 GSOMIA 종료 여부에 따라 그의 단식 행보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시점과 명분이 약하다는 당 안팎의 비판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만약 GSOMIA가 종료될 경우 황 대표의 단식 명분은 더욱 힘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본인의 요구를 끝내 관철시키지 못했다는 비판과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우려는 리스크로 꼽힌다.
GSOMIA가 연장되더라도 황 대표가 무조건 반길만한 상황은 아니다.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만이 요구 조건으로 남게 되기 때문인데, 이 경우 더 이상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기가 '애매한' 상황이 된다.
결국 단식 장소를 국회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의 주체가 협상을 외면하고 국회 내에서 단식을 이어간다면 '생떼'를 부린다는 비판 여론도 일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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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의 단식 이후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협상 동력도 점차 약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여야 4당은 한국당을 제외하고 선거법 수정안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전날 열린 5당 대표 정치협상회의에선 황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여야 4당이 선거제 합의안을 만드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전날 정치협상회의 후 브리핑에서 "패스트트랙지정 법률안에 대해 실무대표자 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해나가기로 했다"면서 "25일 실무대표자회의에서 어느정도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합의가 아닌 표결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이 건설적인 대안 제시와 진지한 협상을 하지 않고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방해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과 법적 절차에 따라 패스트트랙 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의원정수 확대를 놓고 민주당과 야3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표결 전까지는 4당간 협상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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