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단 견제…“2만8500명 수준 유지”
22일 미 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한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상하원 양원에서 모두 통과시킬 계획이다. 시점은 다음달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는 매년 연말 각종 법안 처리를 놓고 정부와 공방을 벌인다.
미 상원은 지난 6월29일 주한미군 감축 금지조항을 담은 2020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7월13일 같은 이름의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주한미군 조항이 빠져 있어 내용을 추가해 상하원 공동안을 다시 다음달 중 통과시킬 예정이다. 주한미군 감축금지 조항에 대해 미 의회내 별다른 이견이 없어 해당 법안은 현 상태로 통과가 유력하다. 다만 현재 같은 법안에 수록된 국경장벽 및 핵전력 예산 문제를 놓고 최종 조율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통과된 2019 국방수권법안에는 주한미군의 2만2000명 이하 감축금지 조항이 담겼다. 현재 주한미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1만5000여명, 오산 공군기지에 1만3000여명, 서울·부산·기타지역 약 500명 등 총 2만8500명 규모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법안에 의거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규모를 6500명 가량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미 의회가 내년 국방수권법안에 주한미군 감축 하한선을 2만8500명으로 설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감축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법안이 주한미군 감축금지를 위한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한미군 감축을 추진할 경우,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필요성을 입증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 금지조항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주한미군 감축이 미국 국익에 부합하고, 동맹국 안보를 중대하게 침해하지 않는다는 사유를 국방장관이 제시할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미 의회 내에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 인사들이 초당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섣불리 추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방미 중인 여야 3당 원내대표와 면담한 엘리엇 엥걸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한미동맹은 중요한 동맹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 서울과 워싱턴 양쪽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견 차이를 악화시키기보다는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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