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사흘째…지소미아·공수처법 등 강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사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
“누군가는 제 단식을 폄훼하고 제 생각을 채찍질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저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 소명을 다할 뿐입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등 3가지 조건을 내건 단식투쟁 사흘째인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 같이 밝혔다. 황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이후 여권과 일부 야당에서 ‘황제단식’, ‘민폐단식’이라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을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올린 글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이틀이 지났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가 파탄났다”며 “자유민주주의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도 했다. 황 대표는 또 “정부와 범여권의 폭거에 항거하기 위해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단식(뿐)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털어놨다.
특히 황 대표는 23일 0시를 기해 종료되는 지소미아와 관련해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이냐”고 물으며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겨냥해서는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황 대표는 “저는 지금 사생결단할 수밖에 없다”며 “저들의 폭력에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명령이고, 우리가 정치하는 동기”라며 “저는 두려울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켜야 할 가치를 잃은 삶은 죽음이기에, 죽어서 사는 길을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과 인적쇄신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과제로 떠오른 사안들과 관련해선 “혁신도 통합도 믿어달라”며 “모두 제가 책임지고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단식의 끝은 알 수 없다”며 “우리의 가치를 꼭 지키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0일 단식을 시작했다. 애초 단식농성 장소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정해졌으나, 대통령 경호를 이유로 천막 설치가 불허되자 황 대표는 천막이 설치된 국회 본관 앞과 청와대 앞을 오가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 당직자들이 돌아가며 단식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황제단식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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