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각오한다더니 영양제?…전광훈 손잡은 黃, 보수 자격없다"
선거법 부의 D-6…"법절차 따라 처리할 것…내주 합의 윤곽 드러나야"
청와대 앞에서 단식하는 황교안 대표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1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 및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겠다며 단식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맹비난을 이어갔다.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당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법 절차에 따른' 강행처리에 나설 수 있음을 거듭 시사하며 명분 쌓기에 나선 모습이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의석 배분 개혁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의 위기인가, 황 대표의 단식은 속이 뻔히 보이는 정치꼼수"라며 "길거리에 뛰쳐나가는 것도 모자라 당내 입지를 위해 민생을 팽개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회기만이라도 온전히 민생에 전념하도록 민망한 생떼 정치를 접어달라"고 촉구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황 대표가 아무리 원외 인사라지만,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게 야당 대표의 역할은 아니다"라며 "장외투쟁에만 임하는 것은 국민께 제1야당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로 비칠 뿐"이라고 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단식투쟁 지원 근무자 수칙'이 눈에 띈다. '30분마다 대표 건강상태 체크, 대표 기상시간대 근무 철저, 취침에 방해안되도록 소음 제어' 등 당직자들을 '황제단식'에 강제동원하고 있다더라"며 "갑질 단식을 중단하라"고 적었다.
이석현 의원은 "황 대표는 당내 실책을 왜 청와대 앞에서 풀려고 하나"라며 "잃는 것은 국민 신뢰, 얻는 것은 감기뿐일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우원식 의원은 황 대표가 전날 전광훈 목사와 함께 보수단체 집회 연단에 오른 것을 거론, "제1야당 대표가 '문재인 목을 따야 한다'는 사람과 같이 손잡고 연설을 하다니, 보수의 자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황 대표가 단식 돌입을 앞두고 영양제를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황 대표가 맞았다는 영양제 소식과 두터운 침구, 주위를 둘러싼 전기난로를 보면 허탈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선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진풍경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건강에 자신이 없으면 단식을 중단하라"며 "지금 황 대표가 할 일은 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발언하는 조정식 정책위의장 |
민주당은 언제까지고 한국당의 입장 전환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즉 여건이 성숙되면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위한 채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한국당이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진지한 협상을 하지 않으면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방해한다면 민주당은 국민 명령과 법 절차에 따라서 패스트트랙 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기한이 목전으로 다가왔다"면서 "시일이 촉박한 만큼 적어도 다음 주에는 여야가 구체적인 합의에 윤곽이 드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의 정치협상회의에 황 대표가 또 불참하면서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한 합의점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 4당 대표는 한국당이 개혁법안 처리에 끝내 반대할 경우 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만이라도 합의안을 마련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과의 공조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안 마련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구를 225석으로 축소하는 패스트트랙 원안 상 호남 의석이 7석이 줄어드는 데 불만을 가진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을 설득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구 전체 의석수를 240∼250석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군소 야당에 제안할 타협안에 대해 "당내에서 아직 숫자까지는 얘기를 안 했지만, 당연히 고려될 수 있다"면서 "다음 주 의총까지는 구체적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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