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투쟁'에 앞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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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의 본회의 부의 기한이 임박해오자 결사항전의 뜻으로 '배수진'을 친 것이다.
특히 인재영입 논란 등 여러 악재로 당 일각에서 사퇴론까지 제기될 만큼 리더십 위기가 고조되는 와중에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 수위를 끌어올려 이를 정면돌파하는 한편, 당내 쇄신을 촉구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삭발을 감행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단식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종료 시한이 임박한 지소미아 연장,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철회 등을 요구하고, 국정운영의 총체적 실패 책임을 묻겠다는 항의의 뜻이다.
황 대표는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하겠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세 가지를 요구한다"며 요구가 관철될때까지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키로 했다.
제1야당 대표가 단식투쟁에 나선 건 지난 2003년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09년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에 이어 10년 만이다.
특히 황 대표가 이같은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1대1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청와대의 거절로 무산되면서 정치적 결기를 보이기 위해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인적쇄신 및 보수통합, 검찰의 패스트트랙 수사 등을 놓고 불거진 당 지도부 책임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결단으로도 풀이된다.
동시에 황 대표가 당내 대대적인 쇄신 신호탄을 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단식투쟁에 나선 만큼 중진들도 가만 있지는 못할 것"이라며 "당 쇄신 요구에 침묵하고 있는 당내 중진들을 향해 쇄신을 요구하는 메시지 측면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범보수진영의 대통합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당 쇄신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며 저를 내려놓겠다. 모든 것을 비우겠다"며 "문재인 정권의 망국 정치를 분쇄하려면 반드시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대통합 외에는 어떤 대안도, 어떤 우회로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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