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법안 본회의 오르면 의원직 총사퇴 후 광화문 나가야"
文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비판…"어수선한 TV쇼 할 때인가"
황교안 대표, 대국민호소문 발표 |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여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처리 기류에 초강수로 맞대응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2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의 시작을 알린 게 그 신호탄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선거법 철회를 요구한 황 대표는 앞으로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인다.
나아가 당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직 총사퇴 및 무기한 광화문 농성' 제안도 나오고 있다.
최고 수준으로 투쟁 수위를 끌어올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패스트트랙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렸다고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한다"며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 '단식 투쟁 시작' |
앞서 이날 오전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미경 최고위원은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 가능성을 점치며 "이래도 통과되고 저래도 통과된다면 의원직을 버리면서라도 저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의원 총사퇴 외 달리 방법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패스트트랙 법안이 본회의에 회부되면 총사퇴 후 광화문으로 가서 국민들에게 직접 보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를 앞두고 한국당이 사상 초유의 '제1야당의 총사퇴'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앞서 한국당 재선의원들은 지난 12일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시 의원직 총사퇴'를 당론으로 할 것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한때 의원직 총사퇴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던 나경원 원내대표도 재선의원들의 건의에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의원직 총사퇴와는 별개로 한국당이 장외집회를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1월 들어 매 주말마다 전국을 순회하며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한국당 추가 장외집회를 통해 당력 결집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편 정우택 의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지소미아 파기 시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고 한반도 비핵화는 이제 종적을 감췄다"며 "수십 년 피땀 흘린 공든 탑으로 이뤄진 한미동맹이 문재인 정부 2년 6개월 만에 허물어지기 시작해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정진석 의원은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보니 저렇게 한가하고 어수선한 TV쇼를 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며 "지소미아에 복귀하는 것이 국익이고 애국"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 발언듣는 한국당 중진들 |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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