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 대표로는 3번째 단식
단식과 함께 '대국민 호소문' 발표
지소미아, 선거법, 공수처 포기 요구
황 "文 한줌의 자신 주변 위해 정치"
세 가지 요구 사안, 文에 결단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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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경제안보를 되살리는데 목숨을 걸겠다”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단식과 함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포기 △공직 선거법 개정안 포기 등 3대 조건을 요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지소미아 폐기라는 갈등으로 뒤바꾼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미국까지 가세한 더 큰 안보전쟁, 더 큰 경제전쟁의 불구덩이로 대한민국을 밀어넣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한 줌의 세력만을 바라보는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부를 장악했고, 사법부를 장악했고, 이제 남은 마지막 퍼즐이 공수처법”이라며 “공수처법은 힘 있는 자, 고위직을 법에 따라 벌주자는 선의 법이 아니고 문재인 정권의 경제, 안보정책에 반대하는 자를 탈탈 털어 결국 감옥에 넣겠다는 악법 중에 악법”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 더 못한 기대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 법이며 ‘자신들 밥그릇 늘리기’ 법”이라며 “이 정권과 그에 야합한 세력들의 연합으로 국회를 장악하고 개헌선까지 넘어서는 것을 어떻게 양심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두고 볼 수 있나”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래서 저는 목숨을 걸고자 한다”며
“대통령께서 자신과 한 줌 정치세력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의 단식은 야당 대표로는 2003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2009년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 이은 세 번째다. 자유한국당 대표로는 처음이다. 단식이라는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선 이유는 청와대와 여당이 제1 야당의 줄기차게 요구한 국정 협의를 거절한 데 따른 것이다. 파행은 민주당이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과 합심해 지난 4월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수사권조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할 때부터 이어졌다. 패스트트랙 파행으로 한국당 의원 60명이 국회선진화 법과 폭력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겪으며 여야의 대립은 더욱 수위가 올라갔다.
황 대표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스트트랙 문제는 물론 지소미아 등 한국을 뒤흔들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 논의하자고 했지만 청와대는 거절의 뜻을 보였다. 지소미아 종료는 22일, 패스트트랙 중 선거법은 27일, 공수처법은 다음 달 3일 국회에 부의된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다음 달 국회의 파행으로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못할 수 있다. 국정 운영이 마비되는 것이다. 황 대표가 단식이라는 ‘배수의 진’을 친 배경에는 대통령이 제 1 야당 대표인 본인과 협의를 통해 사태를 풀어보자는 수위 높은 압박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이 황 대표가 요구하는 대화의 장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황 대표가 ‘국정 실패’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단식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동의해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 지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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