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부터 '단식 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범여권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황 대표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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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개 이행…'사퇴'만 남아"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권의 '국정 실패'에 항의하고,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20일 오후부터 단식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범여권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의 남루한 '명분'에 동의해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혹평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민생을 내팽개치고 '민폐 단식'하겠다는 황교안, 더 이상 국민들 한숨짓게 할 때가 아니다"라며 "민생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황 대표와 한국당의 ‘발목잡기’이다.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면 20대 국회의 남은 성과를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 단식을 한다는데 걱정돼서 말씀드린다"며 "이건 황 대표 단식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이미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일을 어떻게 막으시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박지원 의원은 황 대표를 향해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현역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 대표직 사퇴 카드만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항의하며 삭발하는 황 대표. /김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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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 의원은 "국민들은 이제 끝없는 정쟁이 너무나 피곤하다"며 "결정을 다시 생각해주시고, 국회에서 일을 풀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은 통해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고 한다"며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현역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 대표직 사퇴 카드만 남게 된다. 이런 방식의 제1야당으로는 국민 눈높이에 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황 대표께 바라는 정치는 세 가지 이슈나 장외투쟁이 아니라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인 국회를 정상화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발목만 잡지 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안신당은 별도 논평도 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금은 제1야당 대표가 뜬금없는 단식을 할 때가 아니고 정부여당과 대토론을 해야 할 때"라며 "패스트트랙, 한미 방위비 협상,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 국정 현안이 쌓여있는데, 무책임한 작태"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자기 말을 안 들어준다고 드러눕는 것은 생떼고 정치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회의원이 아니니 의원직 사퇴를 할 수도 없고, 차라리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전국을 돌며 지금 국민들이 한국당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들어보는 민심 대장정이라도 해보기를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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