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지역구 늘린 '240:60', '250:50' 협상안 고심…내주 의총 논의
미국으로 향하는 3당 원내대표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야권을 향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초당적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개혁·선거제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물밑접촉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 단식투쟁에 돌입하기로 한데 대해 "정치초보의 조바심" "민폐 단식"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이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이 함께 분담금 협상에 대한 한국 국회의 입장을 미국 의회에 직접 전달하기 위한 의회외교에 나선 것을 계기로 외교안보 현안에 여야가 '한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국의 방위비 압박에 대한 초당적인 대처가 절실한 지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대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공정한 합의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이 채택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오늘 여야3당 원내대표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정한 방위비 협상을 위한 방미일정에 나선 만큼, 방위비분담금 문제에 대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여야 원내대표단을 향해 "미국에 가서 한목소리를 내고, 동맹을 상업적 거래로 취급하는 (미국의) 현 작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동맹의 가치를 더 승화시키고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23일 0시 종료를 앞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일본이 원인을 제공해서 이런 사태가 온 것"이라면서 "원내대표단이 국익에 우선하는 다른 메시지를 내거나 협상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한 신중론도 제기됐다.
박용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외교·안보·국방문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한일 양국 정부 간에 합리적인 타협안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당내) 외교·안보 쪽 상임위에 계신 분들은 우려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군사 대국화를 위해 미국에 '한미일은 필요없다'며 우리를 자꾸 중국 쪽에 떼어놓으려고 하는 중이다. 변화된 환경과 상황에 맞춰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국민 여론을 생각하면 파기하고 싶지만, 국가정책이 속 시원한 것으로만 밀고 나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한편으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두고 맹비난을 했다.
최고-중진회의 발언하는 황교안 |
이 대변인은 "황 대표의 단식은 정치 초보의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민생을 내팽개친 황 대표의 단식은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1야당의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는데, 그 당에서조차 이유를 모르고, 추후 발표를 한다는 이건 과연 무슨 시츄에이션?"이라고 비꼬았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보수 혁신은 않고 엉뚱하게 단식이라는 자학적 방법으로 리더십 위기를 탈출하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황 대표의 단식은)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개혁 법안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반(反)개혁을 위해 단식하는 것은 여론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개혁법안의 본회의 상정 시점(12월 3일 이후)이 임박하는 가운데 여야 4당 공조' 복원을 위한 개별 접촉을 이어가면서 협상안 대안 검토에 몰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공조해 패스트트랙에 오른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 안이 협의의 기본 틀이지만, 지역구를 28석 줄이고 비례대표를 28석 늘이는 이 안에 대해 군소야당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패스트트랙 원안 통과시 호남 지역구가 7석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감안하면, 광주·전남·전북 등을 텃밭으로 둔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어 '범여권' 표결집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지역구 240 대 비례대표 60'으로 지역구 축소비율을 완화한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 안을 비롯해 '250 대 50' 등 방안이 꾸준히 거론된다. 선거제개혁 협상 실무를 맡은 김종민 의원의 경우 중대선거구를 도입한 '200 대 100' 대안도 언급하고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역구를 240∼250석으로 정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지만, 군소야당에 해당하는 얘기고 한국당과의 논의는 별개"라면서 "우리가 먼저 숫자를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논의 흐름을 지켜본 뒤 내주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혁 법안의 처리 전략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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