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오후 2시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 / 지소미아 폐기 반대 및 선거제 개편 반대 명분 / 박지원 “21세기 정치인 하지 말아야할 것 중 하나”
20일 단식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부터 단식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 때 최고위원·중진의원들께 오후부터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의 단식투쟁은 이날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앞에서 천막농성 형태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에게 국정실패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고 국정대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선거제 개편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처리 등과 관련해 저항하는 차원의 단식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7일 김세연 의원의 애정어린 비판에 이어 전날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거침없이 쓴소리를 들은 황 대표가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단식’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선거법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세력이 국회를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시도하는 것”이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애당초 의석수를 늘리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제도였다. 범여권 의원들도 이를 모두 알고 있었다. 알고도 의석수 늘어나지 않는다고 국민을 속인 것이다. 참으로 간교하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법 역시 합법적 독재를 완성시키려는 이 정권의 검은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공수처법을 검찰 개혁법안이라고 국민을 속이고 있는데 개악이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지난 9월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도입을 막기 위해 삭발투쟁에 나선 바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 단식 농성을 단행함에 따라 당분간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황 대표는 “중대한 국가위기 탈출구를 모색하고자 문재인 대통령께 긴급회동을 제의했지만 청와대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며 “나라의 운명이 걸린 이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어디 있겠나. 정말 시간 없는 것은 이 나라 이 국민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방치한다면 10월 국민항쟁과 같은 엄청난 항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드디어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인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고 한다”며 “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고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황 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이 세 가지나 장외투쟁이 아니라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인 국회를 정상화하고, 문재인 정부 실정을 비판하며 발목만 잡지 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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