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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꾸역꾸역’ 이기는 이탈리아는 잊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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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예선 마지막 경기 9골 폭발, 총 10경기서 37골·4실점 ‘전승’

공격·중원 ‘젊은 얼굴’ 급성장

수비 → 공격 축구로 완벽 변신



경향신문

전광판 점수만 보면 야구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9일 이탈리아 팔레르모 스타디오 렌초 바르베라에서 끝난 유로 2020 예선 J조 아르메니아전에서 9-1 대승을 거둔 뒤 관중석으로 다가가 자축하고 있다. 전광판에는 점수가 크게 새겨져 있다. 팔레르모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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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mo Tornati(우리는 돌아왔다).’

한 이탈리아 축구팬이 소셜미디어에 쓴 글이다. 2년 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악몽을 떨쳐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부활한 이탈리아는 더 이상 예전의 이탈리아가 아니다. 1-0 ‘꾸역승’을 거두던 이탈리아는 잊어라. ‘카테나치오(빗장수비)’도 잊어라.

이탈리아는 19일 열린 유로 2020 예선 J조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메니아를 9-1로 대파하며 10전 전승으로 예선전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지만 월드컵이나 유로 같은 메이저대회 예선전을 퍼펙트로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는 또 A매치 11연승이라는 신기록도 이어갔다. 이탈리아의 종전 A매치 최다 연승 기록은 1938~1939년 작성한 9연승이었다.

이탈리아는 예선 10경기에서 37골을 넣고 단 4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최근 3경기에선 무려 17골을 몰아쳤다. “이런 이탈리아를 본 적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했다. 전통적인 이탈리아보다는 브라질에 더 가까운 축구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14골로 세리에A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임모빌레는 이탈리아의 ‘새로운 왕’으로 떠올랐고, 조르지뉴는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여기에 ‘제2의 토티’로 불리는 자니올로(20)와 중원의 전사로 부상한 바렐라(22), 인터 밀란에서 올 시즌 엄청난 폼을 보여주고 있는 센시, 스피드와 재간을 겸비한 윙어들인 오르솔리니(22)와 키에사(22) 등이 급성장하며 가용 자원의 뎁스가 깊어졌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전략 변화도 적중했다. 수비 축구를 버리고 선수들의 재능과 창의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벤투라 전 감독이 망쳐놓은 이탈리아 축구를 완벽하게 부활시켰다. 선수들의 열정을 되살린 것도 만치니 감독의 공이다.

다만 키엘리니(35)와 보누치(32)를 대신할 만한 신예 센터백 자원들이 눈에 띄지 않는 건 고민거리다. 새로 합류한 아체르비도 31살이다. 로마뇰리(24)는 젊지만 빠른 선수를 만나면 고전하는 약점이 있다. 예선과 달리 본선에선 노장들의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재앙’에서 돌아온 이탈리아가 본선에서도 ‘르네상스’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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