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 행사장에 등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그의 뒤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그의 오른쪽 옆으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보인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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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의 선거캠프 대변인인 앤드루 베이츠는 AP통신에 “불쾌한 독재자들, 그리고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바이든에게 위협을 느끼고 있음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함께 비판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 선거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민주당 후보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독재자”라며 비판해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앞서 민주당 대선 후보 방송 토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두고 “방송용일뿐”이라거나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베이츠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첫날부터 우리의 안보와 이익, 가치를 외교 정책의 중심에 놓고 세계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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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하면서 김 위원장 엄호에 나서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우호의 제스처를 보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잠꾸러기 조(Sleepy Joe)’ 등의 별명을 붙여가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절차에 직면하게 한 것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과 연관이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차남인 헌터가 우크라이나 기업에서 일하면서 특혜를 받지 않았는지를 조사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 원조를 끊겠다고 위협했다는 게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이슈다.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이 2010년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스캔들에서 헌터 바이든은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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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4일 직접적 계기 없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이 올해 초 대화를 위한 시한으로 내걸었던 연말 시점이 다가온 것과도 관계가 있어 보인다. 바이든을 비난하면서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한 것으로도 풀이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미국에 대한 강온 메시지를 빈번하게 보내왔다. 자신들이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13일엔 김정은 위원장 직속의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내고 ”이달 중순 예정된 한ㆍ미 연합공중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했다. 미국도 반응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훈련 축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북한도 즉각 누그러진 톤으로 14일 북ㆍ미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명의 성명을 발표하며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까지 북한의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14일 심야에 성명을 내고 “미국의 대화 노력을 평가한다”며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밝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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