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공간에 밀랍인형 전시 구상…4년간 33억원 투입될 듯
5·18 사적지 505보안부대 전경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제26호로 지정된 505보안부대를 복원·활용하기 위한 윤곽이 그려졌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서구 쌍촌동 505보안부대 3만8천459㎡ 부지에 남아있는 건물 6개 동 가운데 4개 동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본관(763㎡)과 면회실(65.4㎡), 위병소(36.8㎡), 식당(219㎡) 등이다.
시는 먼저 이들 건물에 대해 1980년 5월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에 따라 설계 단계에서 고증 자료를 수집하고 관계 전문가와 관련 단체에서 조언을 받아 설계도면을 작성키로 했다.
복원 과정에서 건물의 배치와 양식을 바꾸지 않고, 과거에 사용된 재질과 동일한 재질을 사용해 복원하기로 했다.
텅 빈 505보안부대 부대장실 |
오래 방치돼 파손된 창문과 뒤틀리고 부서진 문, 낡은 천장 등도 당시의 모습으로 되돌린다.
건물의 외형뿐 아니라 복원된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 넣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505보안부대는 당시 잔혹했던 5·18 진압 작전의 실질적인 지휘본부였고, 주요 인사들을 끌고 와 고문을 자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시는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복원한 사무공간과 취조실 등에 밀랍 인형을 제작·전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4개 건물 가운데 2009년 화재로 외벽 벽돌만 남겨진 식당 건물은 무리하게 건물을 다시 짓는 것보다 안전조치를 한 뒤 그대로 남겨둔 채 전시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원형 복원을 하지 않기로 한 나머지 2개 건물은 5·18 이후에 지어진 내무반(849㎡)과 연립관사(357㎡) 건물이다.
이 건물의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필요 없는 공간을 제거하고 전시·사무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청소년 관련 시설이나 숙박 시설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시는 설계 과정에서 이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505보안부대 내무반 건물 |
505보안부대 6개 건물에 대한 복원 사업은 향후 10개월간 설계 용역을 거친 뒤 3년여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설계비를 포함해 모두 33억여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는 최근 설계 용역을 수행할 사업자를 모집하기 위해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11일까지 접수할 예정이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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