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불출석 전두환에 엄정한 법 적용 촉구
전두환, 골프장 라운딩 포착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5·18 관련 형사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멀쩡한 모습으로 골프를 치는 모습이 공개되자 5·18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8일 성명을 내고 "국민과 역사를 보란 듯이 우롱하고 있는 전씨의 후안무치한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전씨에게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1996년 전씨의 내란 목적 살인죄를 인정한 법원은 '항복한 장수는 죽이지 않는다'고 하며 그를 사형에서 무기로 형을 낮춰줬다"며 "그러나 전씨는 항복한 장수가 아니라 자신의 명백한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사 왜곡에 앞장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법정을 모독하고 법치를 부정한 전씨를 즉각 구속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함과 엄정함을 확인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불출석 재판을 받을 이유가 없으니 당장 다음 재판부터 출석해야 한다"며 "국민과 사법부를 농락하는 사람을 더는 방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5·18부상자회 김후식 회장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텐데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신과 광주가 관계가 없다는 말로 피해자를 더 화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전씨의 태도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재판부에 전씨의 출석 재판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는 전날 전씨가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발포 명령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어? 내가 왜 발포 명령 내렸어? 발포 명령 내릴 위치에도 없었는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임 부대표는 "단 한 번도 제 얘기를 되묻거나 못 알아듣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정확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아주 명확하게 표현했다"며 "재판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두환, 골프장 라운딩 포착 |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게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는 등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씨는 지난 3월 첫 공판기일에 피고인으로 한 차례 출석한 뒤 '건강이 좋지 않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지금까지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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