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전문가 제언
"北, 문재인 대통령의 선의 역이용"
"할 말은 하는 남북관계 재설정을"
"미중일러 주변국 관계 복원 나서야"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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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문제원 기자]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남북 관계만을 바라보며 주변국과의 공조를 소홀히 했고 이는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총체적 위기로 나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들은 북한이 우리의 기대대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 대신 할 말은 하는 정상적 남북 관계로 전환하고 미·중·일·러와의 소통과 연대를 복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8일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문재인 정부는 선의를 갖고 대북 정책에 임했으나 북한은 그러한 선의를 역이용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정부는 북한 문제에 매몰됐고 주변국과의 관계가 모두 악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는 봐야 할 것은 안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봐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잘못 보기까지 했다"며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지와 평가를 당부했다.
외교부 차관보를 지낸 심윤조 국민대 정치대학원 초빙교수는 "오로지 북한과의 평화에만 목매달고 있었으나 이는 거짓 평화, 구걸 평화이자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은 평화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낙관은 이제라도 접고 서둘러 주변국과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신 센터장은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중·한일 관계를 개선하면서 북한과는 더 장기적인 협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의 대화, 대화의 진전만을 위해 짚고 넘어갈 것을 짚지 않으면 우리의 손실로만 이어진다"면서 "남북 관계의 정상화도 함께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에 매몰된 정부는 국가안보도 위태롭게 했다. 미국과는 대북 제재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한미동맹 위기론을 수시로 불러왔다.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라는 상황까지 맞이했다.
김형철 전 공군참모총장은 "GSOMIA는 군사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비밀답게 취급하겠다는 협정인 것으로 국방에 가장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의 의견과는 달리 청와대가 주도해서 GSOMIA를 파기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8월24일 종료 결정을 했지만 11월22일까지는 유효한 협정"이라며 "(종료 전에) 일본과 협의해 이 협정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누적된 한미 간 불협화음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의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미국이 주한미군의 인건비도 요구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입장에서 다른 나라가 자기 군인들의 월급을 대신 준다는 것은 오히려 굴욕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군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대납해야 한다는 설에 대해서는 "본국에 주둔하면 내지 않아도 되는 비용인데 여기에 주둔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우리가 부담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며 현실적인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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