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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美 전방위 압박에도 강경화 "지소미아 종료 결정대로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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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이익 우려에"그렇게 평가할 수 있다"

방위비분담금 문제에 "美요구 큰 폭 사실"

美 에스퍼 국방 다음주방한...압박거셀듯

일각선 지소미아종료 한미동맹뇌관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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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위한 전방위 공세에 나선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지금으로선 저희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일 지소미아가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되는 만큼 정부의 강경 기조가 향후 한미 간에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지소미아 종료 관련 질문에 “저희 결정대로 갈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우리의 고민 어린 결정이었다”며 “일단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된다는 전제하에서 우리가 재고할 수 있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우리 입장에 대해 분명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촉발된 안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내릴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며 “기본 전제가 돼야 할 일본 측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가 아직은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 입장을 지키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 어렵지만 미국 측의 요구가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큰 폭인 것은 사실”이라고 소개했다. 강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서 유념하는 것들을 잘 검토하고 입장을 적극 개진하면서 협의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도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지 못하는 것은 청와대의 결정을 지지하는 압도적인 여론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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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통일의식조사(동북아 정세와 한국인의 인식)에 따르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이 72.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나아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좀 더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71.0%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권의 집권 후반기를 가늠할 수 있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안보상의 이유로 단행한 한국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는 한 정부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다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강행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가 현실화하면 미국은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한국을 배제하거나 주한미군 감축카드 등 대한 유감을 어떤 식으로든 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의 국익을 훼손한다는 미 정치권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강 장관도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북중이 가장 득을 본다는 상식적인 이야기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에 미칠 영향과 관련, “미국에 실망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한미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씀드리진 않았지만, 여파에 대해서 최대한 공조를 통해 관리하고 결과적으로 동맹을 더 키워나가야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더 확고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이 7월 초 수출규제 조치 발표 이전의 상태로 돌릴 수 있다면 정부로서도 충분히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검토할만한 사안”이라며 지소미아 연장의 전제조건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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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은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인물들을 잇따라 한국에 보내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에 이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도 지소미아 종료를 약 일주일 앞둔 다음 주 한국을 찾는다.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코 앞에 닥친 만큼 에스퍼 장관은 스틸웰 차관보보다 더 강한 압박을 한국 정부에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문제 외에도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에스퍼 장관이 한국과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방문하기 위해 오는 13일 출발한다고 밝혔다. 첫 방문국인 한국에는 14일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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