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靑-국방부 인사 릴레이 면담
국방부 면담 마치고… 6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면담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기 전 국방부 인사와 로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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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방한 이틀째인 6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화는 고무적인 신호(encouraging sign)”라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16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일 정상 간 깜짝 만남을 높게 평가하면서 한일 간 문제 해결을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 스틸웰, 한일 정상 환담에 두 차례 ‘고무적’
스틸웰 차관보는 6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세영 1차관을 만난 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 매우 고무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무됐다’는 표현을 두 차례 사용한 것이다.
그는 이어 한미일 이슈를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있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나 70여 분간 면담을 가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 협상 등 한미 양국 간 동맹 현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청와대와 외교부를 잇달아 방문해 지소미아 유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장성 출신이자 한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근무한 경력이 있는 동북아통임을 강조하며 “동북아 안보의 축인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되어선 안 된다”는 식으로 한일 관계 복원을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현종 2차장은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하는 등 태도 변화 없이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해 국방부는 16∼19일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열릴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지소미아 복원 문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과 릴레이 회담으로 한미 간 입장을 긴밀히 공유했지만 일본의 입장 변화가 없는 만큼 지소미아 복원에 청신호를 보내기가 성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시점인 23일 0시 직전까지 가봐야 종료 여부를 최종 결론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어차피 한일 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이 마지막 개입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버티는 쪽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지소미아 치킨게임이 23일 직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한일 정상 간 방콕 환담을 계기로 어떤 식으로든 대화 재개의 필요성은 양국이 확인한 만큼,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 미국 측,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액수는 제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선 한미가 팽팽한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오후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관저에서 열린 만찬에서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부담할 수 있는) 적정한(appropriate)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얼마인지 파악하러 온 것이다. 7일 관계자를 만나서 규모를 알아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정부는 구체적인 분담금 금액을 적시해서 (한국 측에 이미) 제시했다”고 말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방한한 제임스 드하트 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표는 6일에도 주로 비공개 행보를 이어갔다. 드하트 대표는 이날 주한 미 대사관저에서 열린 경제인 리셉션 겸 비공개 만찬에 참석했으나, 이마저도 만찬 참석 여부를 당일 오전에 최종 통보할 정도였다. 드하트 대표는 7일엔 정은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를 비롯한 정부 협상팀과 비공식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주·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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