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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美 외교·안보·경제 3인방 지소미아·분담금 동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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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핵심 인사들 일제 방한해 우리 정부 접촉 시작

靑·외교·국방·언론 접촉 예정

아시아경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과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첫 번째),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세 번째),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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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미국 국무부의 외교, 안보, 경제를 담당하는 고위급 인사 3인방이 6일 서울에 모여 안보ㆍ경제 분야에 대한 동시 다발적인 압박을 시작했다. 미국 측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재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며 경제 분야에서도 미국의 정책을 지원할 것을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 마크 내퍼 동아태 부차관보와 면담했다. 하루 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일제히 방한한 미 국무부 측 인사들의 행보는 협력보다는 압박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국무부 고위급 인사들이 출동하자 우리 외교부도 장관과 두 차관이 모두 응대에 나섰다. 강 장관은 크라크 차관과 스틸웰 차관보를 모두 접견했다. 이어 크라크 차관과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함께 한미고위급경제협의를 진행했고 스틸웰 차관보는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별도로 면담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 장관과 면담한 후 외교부를 나서며 "한미 동맹은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의 핵심축"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발언을 내놓았다. 한미 간 안보 동맹은 물론 한일 관계가 흔들리는 데서 비롯된 안보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로 파악해볼 수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하루 전에도 우리 정부에 GSOMIA 종료 결정 재고를 압박했다. 그는 전날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에서) 역내 평화와 안보의 주춧돌인 안보동맹을 재확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ㆍ미ㆍ일 안보 협력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GSOMIA 종료를 결정한 우리 정부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미국은 도움을 주는 나라였다. 한국은 원조 수혜국이었지만 지금은 강력한 기여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한미가 신남방 정책과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접점을 찾기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개발 협력 사업을 강화하는 데 의미를 둔 것일 수도 있지만 한국이 발전한 만큼 방위비 기여를 높여야 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비공식적으로 방한한 제임스 드하트 11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특별협상(SMA) 미국 측 대표도 국회, 언론, 군 인사들을 만나 국내 여론 동향을 파악함과 동시에 미국 측의 의도를 소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가 강 장관과 대화하던 중 미 국무부와 외교부가 합의한 신남방과 인도태평양 전략 설명서에 대해 "우리가 거의 독립적으로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동맹의 세계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밝힌 상황도 한미 동맹에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 측의 기여를 강조한 대목으로 파악해볼 수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외교부에 이어 청와대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도 각각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4차 한ㆍ미 고위급경제협의회(SED)에서도 미국 측의 압박이 이어졌을 것은 분명하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리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연계시켜 추진하는 '메콩강 수자원 개발 프로젝트' 등 한미 간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며 처음으로 공동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도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미국 측이 중국 기업 화웨이의 장비 사용에 대해 우리 정부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마침 이날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화웨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며 미군기지 인근에 화웨이 장비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의 장비를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가 만든 장비"로 평가했다. 또한 미국 통신망에 이미 설치돼 있는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기 위해 먼저 현재 배치 규모부터 조사할 것을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FCC의 요구가 조만간 미 의회를 확실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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