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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로봇이 온다

원격 육아 돕고 대화도 ‘척척’… 가정용 로봇 상용화 첫발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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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서비스 로봇 선보인 한컴로보틱스 / 집 안으로 들어온 로봇 ‘토키’ / 안면인식으로 가족 구분하고 상호 교감 / 초등어학 콘텐츠 탑재… 아이와 영어 대화 / 출시 전부터 구입 문의… 시장서 큰 호응 / “로봇 대중화 이끌겠다” / 물류이송로봇 공급하며 원천기술 축적 / AI·음성인식 더해 제품 라인업 다양화 / 정부도 표준모델 개발 등 적극 육성나서 / 제조로봇 시장 비중 중국 26.9% ‘1위’ / 로봇용 SW·부품은 美·日 기업이 강세 / 주요국마다 핵심산업 육성 지원 강화

‘Do you like dogs?’(개를 좋아하니?) “Yes, I like dogs.”(네. 좋아해요.)

‘Why do you like dogs?’(왜 개를 좋아하니?) “Cute puppies make me happy.”(귀여운 강아지들은 저를 행복하게 만들거든요.)

4일 경기 성남시의 한컴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하자 인공지능(AI) 홈서비스 로봇 ‘토키’(Toki)가 맞이했다. ‘talky’(말하기를 좋아하는)에서 따온 이름처럼 토키와의 대화는 한 문장에서 끊기지 않고 이어졌으며 한국어와 영어 모두 능통했다.

손으로 토키의 머리를 잡고 돌리자 “목이 뻐근하다. 마사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익살스러운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이 직접 시연한 영상에서는 영어 회화에서 사진촬영, ‘아재 개그’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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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로보틱스 홈서비스 로봇 '토키'


◆‘가정용 로봇 상용화’ 걸음 내딛는 한컴로보틱스

한컴MDS 자회사인 한컴 계열사 한컴로보틱스는 스마트공장에서 사용되는 자율주행 물류이송로봇을 다년간 공급하며 로봇 분야의 원천 기술을 축적한 회사다. 여기에 한컴그룹의 AI, 음성인식 솔루션이 더해져 최근 로봇 제품군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컴로보틱스는 한국문화정보원의 ‘지능형 멀티 문화정보 큐레이팅 봇’ 사업의 주관 사업자로, 전시 안내로봇 ‘큐아이’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나주박물관에 납품했다. 올해도 이 사업에 참여해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제주박물관, 제주국제공항 등에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한 토키는 로봇을 집 안으로 들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컴로보틱스는 지난달 토키를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가정용 개인 로봇 시장 공략에 나섰다. 토키의 가장 큰 특징은 7인치 LCD 터치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양팔을 이용해 춤을 출 수 있어 휴머노이드적인 면모를 갖췄다는 점이다. 특히 부모가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는 이마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영상통화는 물론, 스마트폰을 이용해 토키를 원격으로 움직여 집안 상황을 살피고 자녀들에게 실시간 음성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육아를 돕는다.

AI 기능을 활용한 상호교감 기능도 대거 탑재했다. 안면 인식으로 가족 구성원을 구분할 수 있고, 날씨와 상황에 맞춰 스스로 주제를 선택해 시키지 않아도 먼저 대화를 걸 수 있다. 퀴즈를 낼 수 있으며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면 검색을 통해 바로 답을 찾아준다. 외국어와 소프트웨어 기능도 갖췄다. 한국어와 영어를 인식하는 토키는 초등 어학 학습에 특화된 교육 콘텐츠를 탑재해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영어 문법·발음 교정을 할 수 있다. 가령 어린이가 “I am boy”라고 틀리게 말하면 토키가 “Can you say, I am ‘a’ boy”라고 교정을 해 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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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키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9’와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를 통해 먼저 공개된 바 있으며 공개 이후 교육기관과 학생 대상으로 꾸준한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컴로보틱스 관계자는 “토키는 출시 전부터 지속적인 구입 문의와 사전 판매, 계약체결 등 시장에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홈서비스 로봇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특화된 기능을 강화해 로봇의 대중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토키가 ‘완전체’인 것은 아니다.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가정에서 쓸 수 있게 합리적인 가격대에 맞추다 보니 최신 기능들을 모두 넣지는 못했다”며 “향후 5G 등 기술 발달에 따라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로봇산업 육성… “글로벌 4대 강국 도약”

정부는 2008년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제정하고 연구개발(R&D), 실증, 보급 등 체계적인 로봇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해 5년 단위의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자동차, 전기·전자 업종의 높은 로봇 활용에 힘입어 제조로봇 세계 5위권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뿌리산업·섬유 등 작업환경이 열악한 고위험·고강도 제조현장에서는 로봇 활용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로봇산업 발전방안’을 내놓고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우선 제조로봇 분야에서는 2023년까지 108개 공정에 대해 로봇활용 표준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표준모델은 도입 가능한 로봇제품, 공정용 설계도, 로봇 운영 방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올해부터 뿌리산업·섬유·식음료 등 도입이 시급한 3대 업종에 대해 먼저 표준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돌봄, 웨어러블, 의료, 물류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4대 서비스 로봇 분야도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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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장 급성장… 2021년 550억佛 규모 예상

2017년 298억달러였던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21년에는 5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조사기관에서는 2021년 로봇 산업 규모를 910억달러까지 추정하기도 한다.

제조 로봇의 수요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제조업 강국에 집중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제로봇연맹 자료를 활용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가별 제조 로봇 시장 비중은 중국 26.9%, 미국 25.1%, 독일 18.2%, 일본 16.1%, 한국 11.8% 등이었다. 전통적 제조업 강국이 제조 로봇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밀기계산업 기반의 일본·유럽 기업이 세계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모양새다. 특히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은 사람과 로봇이 상호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제조 로봇인 협동로봇 시장을 창출해냈다. 협동로봇은 설치가 쉽고 사용이 편리하며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이 가능한 로봇이다.

서비스 로봇은 성장세가 특히 가파르다. 2017년 86억달러에서 연평균 24% 급성장해 2021년 시장 규모는 202억달러로 추정된다. 물류, 의료, 가사 로봇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 중이며 IT, 서비스 기반이 확고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센터 자동화를 위해 운송 로봇을 세계 최대 규모인 13만대 운영 중이며 현재 자율주행 배달 로봇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용 로봇 전문 회사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세계 최초로 복강경 수술로봇 ‘다빈치’를 상용화해 세계 수술 로봇 시장의 80%를 장악했으며 세계 청소로봇 시장 1위 기업인 아이로봇은 돌봄, 의료 등 연관 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로봇용 부품과 소프트웨어도 기존 강자들이 시장·기술을 주도한다. 기존 공장 자동화에 강점이 있는 일본 기업들은 하드웨어 부품 분야에서, 미국 IT기업들은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들은 경쟁력 강화의 핵심으로 로봇을 선정하고 로봇 산업 지원 정책을 강화 중이다. 미국은 제조업 부흥을 위한 산·학·관 연계 첨단제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다부처 협력 ‘국가로봇계획’을 추진 중이다. 2017년부터는 국가로봇계획 2.0을 추진해 국립과학재단, 에너지부, 국방부 등 범정부적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로봇 신전략’에 따라 규제개혁, 보급·확산, 기술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개호(간호), 재해, 농업, 제조 등 4대 로봇 분야에 1000억엔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로봇을 10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선정한 중국도 ‘스마트 로봇 프로젝트 가이드’를 발표하는 등 로봇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성남=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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