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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책 읽어드립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소개…"경각심 가져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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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tvN '책 읽어드립니다'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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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소개됐다.

5일 오후 방송된 tvN 시사교양 프로그램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유대인 학살 나치 전범의 문제적 공판 기록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설민석, 전현무, 이적, 문가영 그리고 소설가 장강명, 대검찰청 과학수사자문위원 김태경 교수, 포항공대 이진우 교수가 출연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주인공 아돌프 아이히만은 1급 나치 전범. 설민석은 그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했고, 15년을 숨어 지내다 딱 걸렸다"며 "아이히만의 재판이 상징적인 메시지였기 때문에 1961년 당시 전세계 37개국에서 중계됐다"고 설명했다.

아이히만은 15개 항목에서 유죄였지만, 당당했다고. 설민석은 "완전한 반전이었다. 아이히만의 평범한 외모는 물론, '제가 유대인을 죽이지 않았다. 난 무죄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민석은 "사람들이 경악했고 결국 정신감정을 진행하게 됐다. 그런데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정상적인 사람', '좋은 이웃이자 좋은 아버지', '상당히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등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해 놀라움을 줬다.

설민석은 아이히만이 악마가 된 과정도 설명했다. 원래 평범한 노동자였던 그는 광산 등에서 일하다 생계 때문에 나치당에 가입하게 됐다고. 이후 아이히만이 유대인 수송 역할 담당자가 됐고, 추방 시 그들의 재산을 정리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내면서 주목받았다는 것. 결국 아이히만은 자기 합리화를 통해 죄책감마저 잊어버렸다.

이적은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밀도 있는 문장이라 쉽게 읽히진 않았지만 두 세 문장 갈 때마다 풍부한 생각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나치를 이해해야 한다면, 우리도 친일파를 다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거냐. 그건 아니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 처형!"이라고 외쳤다.

설민석 역시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의 역사도 유대인 역사와 비슷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그때 전범들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무서운 생각을 했다. 아이히만의 모습이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무사유'를 언급했다. "생각 없이 사는 것, 그냥 시키는대로 돌아가는 인생인 무사유가 더 위험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장강명은 "'악의 평범성'이 아니라 '악의 찌질함'으로 표현했으면 한다. 굉장히 시시한 인간이 거대한 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문가영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나치의 성공과 비상에 한 원인이 된 것 같다. 반성하게 됐다. 나도 먹고 사느라 바빠서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할까 경각심이 들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적도 공감했다. 그는 "이 책이 왜 아직 시의성이 있는가 알았다"면서 얼마 전 읽은 신문을 언급했다. '터키 지상군도 쿠르드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독일 청년이 유대교인 테러를 주도했다'는 주제의 기사였다.

이적은 "인종 청소는 나치 이후 없을 것 같았지만 지금도 일어나는 일들이다. 올해 10월인데 한 면에 두 개 기사가 실려 있었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이 이슈들은 우리 주변에 생생하게 살아있다"며 "우리나라는 인종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없지 않냐. 지금 다문화 사회인데, 앞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질 거다. 우리가 얼마나 성숙한 판단을 할 수 있을지 되새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l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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