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양국 교역량 감소보다 내수 위축 영향이 더 커" "중국 경제 단기 급락 가능성 작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 제약"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중국 경제의 위험요인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로 0.32%포인트, 중국의 대미 관세부과로 0.02%포인트만큼 하락하는 효과가 난다"고 추정했다.
또한, 양국의 교역량 감소(0.16%포인트)보다 내수 시장 위축(0.18%포인트)의 영향이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미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중국의 소득이 줄고 내수 시장이 위축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KDI는 “이런 결과는 우리 경제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26.8%)이 미국(12.0%)보다 크고, 생산 측면에서 수직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직관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2월까지 양국이 부과하기로 한 관세가 모두 매겨진다는 가정 아래, 관세 1%가 부과될 때마다 품목별로 수입이 감소하는 정도인 수입 탄력성과 국제산업연관표(WIOD)를 기반으로 거시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KDI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1.06%포인트)이 미국(-0.09%포인트)보다 훨씬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에 부과된 관세율이 더 높고 부과 상품도 더 많을 뿐 아니라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이 미국의 경우보다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재 △자동차·항공·정보통신 제품(340억달러), △전기·전자·기계·철강 제품(160억달러), △소비재(2000억달러)에 관세를 매긴 상태며, 지난 8월 공산품과 농·수산물에 3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면화, 전기차(340억달러) △유류·에너지(160억달러) △기계류 (600억달러)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지난달 미·중 양국이 협상에 돌입하면서 추가 관세 부과는 유예된 상태다.
이날 KDI는 중국발 대외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경제 기초여건이 악화하면서 중국 정부로서도 정책 대응 여력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경제는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가 큰 폭으로 둔화해 올해 1분기 6.4%이던 성장률은 2분기 6.2%에 이어 3분기에는 6.0%까지 하락하고 있다.
다만, KDI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단기에 급락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미·중 무역 분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0.2% 하락하는 등 상당 기간 세계 경제 성장세의 제약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조합을 통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유입될 수 있게 규제 완화와 부실기업 정리 등 경제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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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tiip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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