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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올해도 안해…북미대화 진전 힘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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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소식통 “사실상 유예 가닥”

이달 중순 안보협의서 확정할 듯

대대급 이하 훈련은 계속

북, 우호적 신호로 간주해

추가 협상 나설지는 불투명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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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군당국이 해마다 연말께 벌이던 한·미 연합 공중전 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지 않기로 했다.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방침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연내 추가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포함해 협상 진전을 꾀하려는 한·미 양국 정부의 외교 노력을 해치지 않으려는 군당국의 후방 지원 조처로 풀이된다. 다만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해 줄기차게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북쪽이 이를 한·미 양국의 우호적 신호로 간주해 이른 시일 안에 추가 북-미 실무협상 등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3일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실행 여부와 관련해 “(올해 훈련을 하지 않는) 그러한 방안을 포함해 관련 내용을 한·미 군당국이 협의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수의 군 소식통들은 “한·미가 훈련을 하지 않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한·미는 이달 중순께 서울에서 열릴 51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이러한 방침을 공식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대신 한국 공군과 주한 미 7공군은 11월 중 지난해와 비슷하게 대대급 이하 규모의 훈련은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는 해마다 해오던 상반기 연합훈련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3월), 하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8월)을 올해 모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군당국은 이들 훈련의 이름을 19-1, 19-2 동맹 훈련 등 좀더 중립적으로 바꿔 대대급 이하 규모로 연중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미 공군이 함께 벌이는 실전 대비 공중전 훈련이다. 한·미 상호 작전 운용 능력과 전투 효율성 제고가 목적이다. 2015년 ‘Pen-ORE’(한반도 전시작전준비훈련)라는 이름으로 처음 실시됐다. 2017년 11월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곧바로 있었던 이 훈련에는 이례적으로 미군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와 F-35A 6대, F-35B 12대 등 5세대 항공기가 대거 참가해 대북 압박 수위를 한껏 높였다. 당시 북쪽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 군당국의 훈련 유예 방침을 “좋은 신호”라 평가하면서도, “다만 현재 (훈련을 일시 유예하는) 방식은 ‘언제든 다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남북관계를 복원하거나 북-미 관계를 추동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짚었다. 구 교수는 “북한은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 등을 통해) 한·미 훈련과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를 금지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하며 훈련 유예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국책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도 “(이번 유예가) 최근 F-35A 등 이전 정부에서 구매한 무기들이 속속 배치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북한한테도 헷갈리는 메시지를 준다”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한·미 연합훈련이나 첨단무기 수입 등을 하지 않는다는 식의 일관성 있는 방침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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